2025년. 1년 간 정말 응축된 방황을 겪었다. 사랑을 만났고, 사랑을 지켜나가기 위해 돈과, 시간과, 꿈과 싸웠다. 그렇게 다시 대학교로 돌아오게 되었고, 거짓말 같지만 하루하루 감사함을 가지고 학업에 충실하고 있다. 학업에 충실하여, 내가 선택하여 시작한 것을 끝내기 위해.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무수한 성장을 할 것이라 믿는다. 그 성장을 겪고, 좀 더 사랑을 자신 있게 지키고 싶다.
공모전, 학교 전공 수업, 팀플, 코딩 공부, 영어 공부 등.. 공부하랄 땐 죽어도 하지 않고, 게임만 하더니 왜 이제야 공부를 하게 되었을까. 사실 후회가 되지 않는다. 지금이 어쩌면, 공부할 때가 온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공부를 안 한 세월들이, 필연적인 시간들이었다고 합리화를 하고 싶다.
책을 잘 읽어 오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책을 꾸준히 읽지 못했다. 그리고 내 감정을 자극하는 책을 또 만났다. 2년 간의 독서 취미 생활에, 나만의 원칙이 생겼다.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은 과감히 중단하기>. 읽을 책은 진짜 3일 만에 후딱 읽는다. 읽히지 않는 책은, 진짜 진도가 안 나간다. 때론 프롤로그에서, 때론 중반부에서, 가끔은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흥미를 잃는다. 예전부터 노션에 독서 템플릿을 만들어 놓은 덕분에, 그저 '중단된 상태'로 설정해 두면 깔끔하게 중단할 수 있다. 이번에도 책을 읽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중단하기를 중단해서 그런 것이었다.
지금 꽂힌 책이 나의 감정을 자극했다. 그 감정이란 아마도.. '나도 글을 바깥으로 내보낼래!'라는 식의 감정이랄까?
작년 방황의 중간에, 여자친구와 베트남 다낭에 여행을 갔다.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 정말 서로 "그때 너무 좋았는데.."라는 말을 매번 주고받는다. 여행을 가기 전, 서로 바닥을 보이며 싸웠다. 결혼을 생각한다면, 해외여행을 다녀와보아라!라는 말을 많이 보고 들었다. 우리는 첫 해외여행에서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너무 행복한 추억이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 서로 '결혼하고 싶다'라는 생각의 해상도가 높아진 게 아닐까.
분명 짜증 내려면 짜증 내도 될 수많은 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긍정적이었다. 택시를 타고 식당에 도착했을 때, 여자친구는 멀미 때문인지 속이 안 좋았다.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놓쳤어서, 1시간 웨이팅을 했어야 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주변을 돌아다니고, 주변에 있던 마트에 가서 랜덤피겨를 쇼핑했다. 속이 안 좋아서, 오히려 1시간 웨이팅이 있는 게 다행이라며 서로 말을 주고받았다.
하루는, 비가 엄청 내리는 날이었다. 마음먹고 택시 타고 숙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왔는데, 비가 엄청 오고 습했다. 그 순간도 낭만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이동하는데, 골목길을 걸어야 했다. 비가 많이 오고 있어서, 바닥에 웅덩이가 많았다. 근데 그 타이밍에 골목길에 사는 집주인들이 길의 물을 치워주고 있었다. 마치 우리를 위해, 길을 내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도착한 식당. 비가 오는 상황에, 자리가 없으면 다른 곳을 가자고 마음을 먹고 갔다. 자리가 없어 보여 다른 곳을 가려는 찰나, 여행객 한분이 손짓으로 자리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거기에 에어컨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온 건데, 에어컨도 나오고 있었다. 긍정적으로 생각의 방향을 잡으면, 부정적인 상황도 긍정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배웠다.
노션과 공책에 나만 볼 수 있는 글을 떠나, 남이 '볼 수도' 있는 공간에 글을 남기니 기분이 좋다.
어떤 마무리 멘트를 남겨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말로 마무리를 해본다.
(퇴고를 해보고 싶은데, 또 퇴고를 하자니 글이랑 거리를 두고 싶어진다. 나만 보는 글은 퇴고가 필요 없는데, 이런 공간에 글을 남길 때면 글을 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에 퇴고를 떠올리곤 하지만, 결국 하지 않는다. 그러다 다시 또 이 공간에서 잠적할지 모르겠다. 어느 책에서는 퇴고 없는 글은, 초고는 쓰레기라고 하던데. 일단 쓰레기라도 올려봐야지 어쩌겠나. 언젠간 분리수거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