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소년에게

-자폐성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의 아들에게...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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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소년, 안녕~~!!!


해바라기를 너무 좋아하는 널 위해 주말농장에 해바라기를 심었던

그때가 언제였지?

벌써 8년,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구나.

엄마와 눈맞춤을 간절히 원했지만 넌 엄마와의 눈맞춤보다

꽃과의 눈맞춤을 좋아했지.

어떻게 하면 울 아들과 눈맞춤을 하고 소통을 할까 고민하다가

엄마는 네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를 심기로 결심을 했지.

씨앗을 파는 곳에서 씨앗을 사는 것부터 흙을 조몰조몰 만지며

씨를 심는 것까지 모두 네 손으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줬지.

물론 지속적인 언어적 촉구와 모델링을 보이면서.

그리고 네 사랑을 듬뿍 받은 해바라기씨는 어여쁜 꽃을 피우게 되었지.

마치 엄마의 소망이 이뤄진듯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지금도 해바라기를 보면 그때의 뭉클했던 감동이 몽글몽글 올라오곤 한단다.






울 아들이 가꾼 주말농장의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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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꽃을 좋아해 쪼르르 달려가 꽃을 꺾던 네 모습이 오버랩 되는구나.

꽃을 보고 좋아하는 너를 보며 엄마는 너를 대신해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곤 했지.

꺾지 않고 보면 더 좋으련만 순간에 네 손에 꺾인 꽃들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미안한 마음에 엄마가 썼던 시가 떠오르는구나.





꽃님께 사죄함



진달래, 민들레, 개나리, 할미꽃, 냉이꽃님!

미안해요.

나의 아들이 당신을 좋아해

꺾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말 못하는 아들을 위해

말 못하는 당신을 괴롭혔습니다.


미안해요.

당신이 이 세상에 오실 때

누군가의 기쁨이 되어 주시기로 했다면

그게 바로 나의 아들인가봅니다.

당신의 그 헌신으로

나의 아들이 사랑을 알고 표현하는 날,

나의 아들은 당신을 힘껏 사랑하리라

믿고 또 믿습니다.


돌아오는 길,

아들은 또 당신들 곁을 그냥

스치지 않습니다.

꺾지만 너무 예쁘게 보듬는 모습이

아름다워

난 눈을 감아버립니다.


꽃님!

정말 죄송해요.

나의 아들이 당신을 향한 진정한

사랑을 표현하는 날이 있기를

당신이 꺾인 자리에

기원하고 돌아옵니다.


꽃님~

너무도 아름다운 날입니다.

당신은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아들은 당신을 향해 다가갑니다.


당신을 향해 다가가듯

아들이 세상을 향해

다가갈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꽃님의 희생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또 다른 재회를 꿈꿉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이의 사랑을 표현할 대상이

당신인 것에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날,

아름다운 모습으로

또 만나요.








2005. 4. 15 언어치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썼던 일기 중.









눈물이 핑 돈다, 아들아.

십여 년이 훌쩍 지나가버렸구나.

엄마의 넋두리는 엄마를 변화시켰고 넌 엄마보다 훨씬 큰 청년이 되었구나.

여전히 엄마는 너를 해바라기 하고 있고

넌 그렇게 해맑은 미소를 내게 보내고 있구나.

엄마가 더 열심히 즐겁고 치열하게 살아야겠구나.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변화할 수 있는 그날까지....

너의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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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때 주말농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