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색연필과 컬러 매직을 들고 나온다. 그리곤 쓱쓱 그림을
그린다. 물론 그리고 싶어서 그리는 경우도 있고, 그날의 생활이 궁금해 엄마가
요청하면 그리기도 한다. 지난 봄방학은 그런 의미에서 나에겐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들은 제법 많은 그림을 그렸고 그렇게 자신을 표현했다.
달랑 혼자만 있는 그림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하는 그림,
그 속에서의 아들은 늘 스마일 맨이다.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개학을 하고 한 학년이 올라간 성현이는 요즈음 보이지 않는 전쟁 중이다.
적응을 위한 치열한 전쟁~! 승리하길 바란다... 그 아들에게 나는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를 한다. 아들은 그렇게
오늘도 한 장의 그림을 그렸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들을 보며 나는 멍하니
아들에게 빠져든다. 아들은 말하고 있다, 그림으로....
그 아들의 그림을 보면서 나는 갖은 상상을 한다. 행복한 상상을,
때론 아픈 상상을....
첫 번째 그림: 롯데리아에서
복지관 방과 후에서 사회체험 일환으로 롯데리아에 갔었다. 늘 전신을 보이는
멋진 아이는 바로 성현이 자신이다. 포테이토, 콜라, 아이스크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그렸다.
두 번째 그림: 방과 후 음악치료
월, 수, 금에 하는 장애아동 방과 후 수업~! 수요일은 음악치료 시간이 있다.
그 수업시간을 그렸다. 가운데 예쁘게 서 있는 분이 음악치료 선생님, 오른쪽의
탬버린을 흔드는 사람이 성현이란다. 트라이앵글을 치는 여자아이는 아들이
좋아하는 동생~! 머리카락이 몇 안 되는 사람은 자신에게 늘 잘못을 지적해
주는 형이다. 그 형의 잔소리가 싫은가보다....ㅎㅎㅎ
세 번째 그림: 빨래 널기
다 돌아간 빨래를 엄마와 함께 널었다. 그리고 그림을 그려 보라 하니 울 아들
이렇게 그렸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그림, 아들은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그리면서
너무나 좋아했다. 가운데 티셔츠는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티셔츠이다.
네 번째 그림: 선생님네 집에서 그동안 성현이를 지성으로 이끄셨던 도움반 선생님이
전근을 가게 되셨다. 선생님은 도움반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셨다. 선생님 댁에서의 시간이 즐거웠는지 아들은 그림 그리는 내내 웃음
가득 이었다. 가운데 청색티셔츠가 자신이고 옆에 모자를 쓰신 분이 도움반
선생님이시다. 도넛과 치킨을 먹었다고....
다섯 번째 그림: 엄마와 쇼핑하기
엄마랑 형이랑 마트에 쇼핑을 갔다. 그곳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만화책을 샀다.
어찌나 좋아하던지.... 계산도 하기 전에 책을 보기에 여념이 없던 성현이~!
늘 엄마를 날씬하고 예쁘게 그리니... 나는 언제나 저런 모습을 해 볼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ㅎㅎㅎ
여섯 번째 그림: 형과 TV 보기
할 일을 다하고 나면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성현이가 선택하는 것은 다름이 아닌
비디오 보기와 컴퓨터 하기이다. 요즈음 예전에 보았던 비디오 보는 것을 즐기는
성현이~! 형과 함께 비디오를 보면서 뒹굴뒹굴 노는 것이 즐거운가보다.
형을 너무 끌어안아 힘들어하는 형과는 달리 행복해 보인다.
성현이의 이러한 관심과 발전 덕분에 나는 관심사가 많아졌다.
울 아들과 함께하고픈 일들이 자꾸 많아지니까...
다음주부터 시작하는 나의 공부가 그것이다.
아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
미술치료교육 과정을 배워보려 한다....
아들과의 소통을 위한 나의 시작, 파이팅을 외쳐본다...
2009. 3. 4
******그렇게 2년 동안 나는 내 일을 하면서 미술치료사 과정을 마쳤다.
아들과 소통을 위해 시작했던 그 2년 동안 나는 나 스스로 힐링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움은 이렇듯 누구 하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생하는 것이라는 것을 난 경험으로 배웠다.
우리 아들과 더불어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내가 찾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