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심상이다...

왜 자꾸 반복해서 찍을까?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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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참 내게는 고마운 존재이다.

녀석이 발동을 걸어놓으면 제대로 즐기는 사람은 늘 나이기 때문이다.

아들 녀석의 외출 심리는 늘 나를 움직이게 하고

그렇게 움직이면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 또한 나이다.

어느 순간 아들은 엄마의 주변을 맴돌며 자신의 자유를 즐기고

나는 그 시간을 또한 온전히 즐긴다.


오월드의 토요일은 참으려 변덕스러웠다.

비가 오락가락하여 우산을 썼다가 접었다가 했다.

그래도 무척이나 기다리던 비였기에 그마저도 좋았다.

또한 비 덕분에 물기 촉촉이 머금은 꽃을 담을 수 있음도 혜택이었다.

일부러 뿌리며 담을 수 없는 사진을 자연스럽게 담은 것이다.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다.

단지 단점이 있다면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한기를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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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갈 때마다 찍는 사진이지만 왜 그리도 놓을 수가 없는지...

내 하루가 단 하루도 똑같은 적이 없었던 것처럼

익숙한 풍경이지만 똑같은 풍경이 또한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연히 분수대를 감싼 국화꽃무리를 보다가

순간에 퍼져 오르는 분수를 보니 머리에 번뜩 불빛이 스쳤다.

저 국화꽃 무리로 분수를 담으면 어떤 풍경일까?

쪼그리고 앉아 담고 또 담는다.


친구가 어떤 장면을 담았는지를 보더니 함께 사진을 찍었다.

머쓱하게도 이런 우리 옆으로 렌즈를 돌리며 사진을 담는 분~~

늘 그런 분이 계시면 갑자기 쑥스러워지곤 한다.

그래도 내 취미는 멈출 수 없음을...

조금만 각도를 달리해도 느낌이 다르기에 최대한 담아본다.

작은 핸드폰에 찍힌 사진을 확인하기는 역부족~~

일단 담아본다.


핸드폰의 장점은 열심히 담고 컴퓨터를 통해서 확인을 하고

그때 지워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작품을 보는 눈이 없는 나로서는 그냥 가슴이 시키는 대로 담고

그 울림을 통해 사진을 고르곤 한다.

아들의 성장 사진을 담다가 우연히 내 취미가 되어버린 사진.

그냥 담고 또 담는다.

내 마음이다.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그렇게 한다.


사진은 내 심상이다.

화려하게 피기 시작한 꽃 사진도 좋지만

풍경 안에 머문 또 다른 풍경을 담고 싶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분수는 주기적으로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반복한다.

그 리듬이 경쾌하다.

심리적으로 복잡한 내 마음을 담듯 반복해서 이들을 담다 보니

문득 막혔던 숨이 쉬어진다.

휴~~~~~~~~~~~!!!


되었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내 숨통이 트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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