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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직원들과 함께 한 세차
-연리지 직원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다...
by
최명진
Nov 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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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제법 싸늘했던 지난주 금요일,
연리지 세차의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마침 외부 일정이 없어 아침 일찍부터 세차를 하기로 한
대전 동부교육지원청으로 갔다.
하루 종일 밖에서 있어야 하기에 후드티에 점퍼를 갖춰입고
거기에 스카프를 둘렀음에도 한기가 가시지 않는 아침이었다.
우리가 준비하는 것을 보시고 세차가 가능하냐고 물어주시는 분들,
감사히 키를 받았다.
추위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빨리 작업을 하는 것이리라.
마침 세차를 맡겼으니 열심히 세차를 하면 되는 것이다.
두 명의 직원과 나,
그렇게 우린 세차를 시작했다.
아직 예약은 두 대지만 혹 현장 주문이 들어오면 빨리
대처를 해야 하기에 열심히 세차를 했다.
전날도 세차 지원을 부탁해 오후에 잠시 있었을 땐
그래도 햇살이 좋아서 나름 괜찮았는데
이날은 정말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그래도 세차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해 열심히 세차를 했다.
출고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새차~
열심히 세차를 했다. 우리의 손길이 닿은 곳이 반짝반짝 광채를 냈다.
우리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이 출범한지 벌써 3년째다.
그 사이 초창기 멤버였던 이들은 제법 숙련된 세차 기술을 보이며
맡은 바 임무를 훌륭히 해내고 있었다.
한 사람이 먼저 에어건으로 먼지를 전체적을 불면
타이어, 외부, 내부를 순차적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들보다 경험이 적으니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외부세차를
함께 했다.
세차는 그들이 주도해서 하지만 이동은 순전한 나의 몫,
사실 내 차 이외엔 운전하지 않았던 내게 다른 차들을 운전한다는 것은
나름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하나 둘 조심스럽게 하니 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차가 가지는 넘치는 재능들은 나를 당황케 했다.
오히려 이렇게 촌스런 나를 보고 직원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가르쳐주었다.ㅋ
비록 세차를 하지만 차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이도 어렵구나 싶다....
열심히 세차를 하고 인근의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직원들이 좋아하는 돈가스를 시켜 먹었다.
맛나게 먹고 나오니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먹고 싶었다.
마침 맞은편에 아메리카노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커피를 마시니 온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다시 교육청으로 돌아오니 오후 근무인 직원이
기다리면서 다음 세차 차량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시 세차를 시작했다.
그들이 먼저 세차를 할 수 있도록 작업을 하는 동안 그들을 그냥 바라봤다.
자기들끼리 역할 분담이 되어 있어서 기다릴 줄도 알고
역할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도 한다.
보는 내가 흐뭇하였다.
직원 한 명의 손이 더디고 움직임이 둔하다.
다른 직원들이 짜증을 낼까 걱정이 되어서 그 직원을 부르니 다른 직원이 내게,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더 할게요."
하는 것이 아닌가.
뭉클했다. 하루의 피로가 날아갔다....!!!
세차하는 것을 보고 시간과 금액을 물으시는 분께
안내를 하고 세차를 맡기시면 깨끗하게 해드리겠다고 하니
다시 흔쾌히 키를 맡기신다.
다행이고 감사하다.
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
직원들도 함께 일하는 것이 좋은지 이러저러한 얘기를 하며 일을 한다.
그 시간이 참 좋다.
거의 하루가 끝날 무렵 지나가던 분이 멈춰 서서
학교로도 세차를 올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세차에 대해 설명을 해 드리니 그분이 나를 보더니
얼굴이 낯이 익다고 하셨다.
"네, 저 장애인부모연대에서도 일하고 있어요.
연리지장애가족 사회적 협동조합의 이사장도 하고 있답니다."
했더니 이런 일까지 하느냐며 힘을 주셨다.
처음 일을 시작하던 때가 떠오른다.
직원들도 숙련이 되지 않은 상황이고 우리도 현장의 상황을
알아야 하기에 시간만 나면 함께 시청에 나가 있곤 했었다.
그때 담당 공무원분이 내게 그러셨다.
"아니, 대표님이 직접 세차를 해요?
이런 대표님 처음 보네...."
하시면서 놀라 하셨다.
대표가 별거던가? 한 대라도 더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하지...
일을 정리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모처럼만의 세차라 온몸이 뻐근하고 하루 종일 바깥에서 지냈더니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올랐다.
그럼에도 하루의 피로를 삭였던 직원의 말을 전했다.
장애가 있지만 서로를 챙기는 울 직원들을 보니 얼마나 따뜻하고 흐뭇하던지...
뭉클했던 감동을 이야기하자 사무실에서도 감사할 일이라고 한다.
앞으로 날이 추워질 일만 남았는데...
직원들의 척박한 환경에 다시 한 번 마음이 아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하여 일을 하는 울 연리지직원들~~!!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올 수 있길...
숙제가 다시 가슴에 남았다.
잠시 기다리며 주변 풍경을 담아보았다....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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