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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을 만나다

-가을비 내리던 날의 조우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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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덕분에 만나게 된 정동진~~!!

사실 강릉행을 결정했을 땐 나름의 기대가 컸었다.

먼 길을 가는 것이기에 충분히 즐거운 여행을 기대했었다.

맑고 쾌청한 가을날을 기대하면서...

그러나 그 기대는 나의 희망에 지나지 않았다.

가물었던 가을날을 축축이 적셔줄 가을비가 우리를 먼저 맞았다.

워낙 가문 날의 연속이니 그것으로 족하기로 했다.


강의 제의가 들어와 가게 된 강릉~~!!

일요일 아침의 강의라 전날 여행을 겸해서 오면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

마침 가을여행도 가고파서 그렇게 가게 된 여행길이었다.

이미 일기예보에서 동해 쪽은 100mm가 예상되는 강우량이라 해서

그러려니 하고 떠났지만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제법 많은 비가 쉴 새 없이 내렸다.

구경은 그만두더라도 운행이 더 문제가 되었다.


그렇게 도착한 강릉에서 우린 구경할 수 있는 풍경을 만난 것이 아니라

가열차게 내리는 비와, 안개, 그리고 짙은 어둠과 추위를 만날 수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엔 아쉬워 정동진으로 무조건 발길을 돌렸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한 번도 정동진에 올 때마다 좋았던 날이 없었다는 것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님을...

포효하는 파도를 우산으로 받쳐 들고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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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에서 바라본 썬크루즈~~!!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늘 그냥 바라보기만 했던 곳이다.

이참에 가보자 싶어 가게 되었다.

제법 큰 규모~~~!

비를 흠뻑 맞은 우리에게 잠시의 여유를 선물한 시간이었다.

전망대에서 풍경을 보길 바라고 갔지만 문은 닫혀있고,

아쉬운 대로 저녁을 해결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 사이 라이브로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분 덕분에

조금의 여유를 더 즐길 수 있었다.


밤바다~~!

추위와 공포를 주기에 충분한 바다...

눈을 감고 그 바다소리를 들었다.

빨려들 것 같은 느낌~~!!

촉촉이 젖은 바닥으로 비추는 또 다른 영상~!!

내가 만난 정동진의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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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았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오전 3시간의 강의를 마치고 다시 우린 길을 달렸다.

이 엄청난 비를 피해 만날 풍경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시 정동진으로 차를 달렸다.

밝은 날의 정동진을 만나고 싶었다.

모래시계에 나왔던 기찻길을 만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추억을 담고자 우산을 받치고 서 있었다.

이 날씨에 온몸을 바다에 담그는 사람도 만날 수 있었다.... 아~~!!

길을 따라 걸었다.

파도소리가 계속 따라왔다.

그 소리를 담아보았다.

나의 정동진은 그렇게 소리로 담아졌다.

일로 인해 오게 된 곳이지만 이렇게 깊어가는 가을의 정동진을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본다.



정동진의 파도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