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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의 속삭임

-촉촉이 젖어들다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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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락 사그락 비가 내렸다.

우산을 쓸까? 말까?

안 써도 좋겠다.

살짝 맞아도 좋겠다.

누군가는 서울로 떠나고

누군가는 그들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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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대전천변에서

그만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

송알송알, 몽글몽글, 대롱대롱 맺힌 물방울들.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러워 몸을 굽혀

그들을 심호흡하며 담았다.



더 가을이 깊어지기 전에

그동안 아꼈던 비를 내리려고 다짐을 했나 보다.

주말마다 비가 내린다.

덕분에 운치 있는 시간을 맞게 되었다.

어느 곳의 물방울도 영롱하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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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읽었나?

천변의 물에 비친 풍경이

내 마음인 양 싱그럽다.

옷깃 여미며 담는 풍경에

나는 또다시 사춘기를 맞는 느낌이다.

감성이 가슴속으로

또르르 흘러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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