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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모든 것은 때가 있다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by
최명진
Dec 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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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일정으로 가게 된 구즉~!!
할매묵집에 할매묵밥을 찾으러 가는 길...
소담스러운 눈이 내려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달려나가 맘껏 안아주고픈데...
일정에 마음만 달리고
아쉬운 대로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담는다.
같은 대전이라도 이곳의 풍경은 이채롭다.
설경을 좀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천변의 가로수가 이토록 아름다울까?
눈으로 면사포를 쓴 억새를 당장이라도 달려가 담고 싶지만
이도 또한 마음뿐.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볼 수 없으리라.
다시 그 마음으로 몇 컷을 담는다.
드디어 구즉의 할매묵집에 도착~~!!
직원이 예약해놓은 묵을 찾는 동안 나는 몇 컷을 담는다.
장독대 위의 눈이 백무리처럼 소담스럽다.
나뭇가지의 반을 덮은 흰 눈이 엄마의 손길마냥 포근해 보인다.
이런 나를 바라보는 멍멍이...
그 꼬리에 스치는 눈이 어여쁘다.
어쩜 난 강아지보다 눈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현실에 쫓겨 살다 보니 그만큼 즐기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담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담고 싶지만 여기에서 멈춤...
산이 참 예쁘다.
하얗고 포근한 모자를 쓴 겨울 산.
누군가는 그러더군.
풍경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창 밖으로 보는 풍경이라고.
추위와 귀찮음을 생각하면 그것도 맞는 말.
그토록 거부했던 산의 정상에 올라 이 풍경을 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이 순간을 지나면 가능한 것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설경이 또한 그런 것 같다.
조금 있다가 담아야지 하는 순간
다순 햇살에 눈물처럼 흘러내려 담을 수 없음을 수도 없이 경험하지 않았던가.
펑펑 내리는 눈을 담고 싶으면
눈이 펑펑 내릴 때 담아야 한다.
소복이 쌓인 눈을, 누군가의 흔적이 닿지 않은 곳을 담으려면
그만큼 부지런을 떨어 움직이고 담아야 한다.
햇살에 부서지는 설경을 담고 싶으면 그때를 맞춰 나아가야 한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대청호가 그리워졌다.
그 아름다운 곳의 겨울은 어떨까?
가벼워질 대로 가벼워진 몸을 가진 억새들은 또한 어떤 모습일까.
이렇게 일 덕분에 나와 풍경을 만남에 감사하며
적절한 때를 맞춰 그들과 만나고픈 마음.
모든 것은 때가 있다.
혹여 게으름으로 잠식한 몸뚱이가 움직이길 거부하거든
만나고픈 그 마음을 열심히 전달하자.
때를 놓치면 햇살에 눈이 녹듯 눈물과 후회만 남을 터이니...
지금의 내 삶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후회할 에너지로 즐겁게 그때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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