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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때가 있다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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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일정으로 가게 된 구즉~!!

할매묵집에 할매묵밥을 찾으러 가는 길...

소담스러운 눈이 내려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달려나가 맘껏 안아주고픈데...

일정에 마음만 달리고

아쉬운 대로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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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전이라도 이곳의 풍경은 이채롭다.

설경을 좀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천변의 가로수가 이토록 아름다울까?

눈으로 면사포를 쓴 억새를 당장이라도 달려가 담고 싶지만

이도 또한 마음뿐.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볼 수 없으리라.

다시 그 마음으로 몇 컷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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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구즉의 할매묵집에 도착~~!!

직원이 예약해놓은 묵을 찾는 동안 나는 몇 컷을 담는다.

장독대 위의 눈이 백무리처럼 소담스럽다.

나뭇가지의 반을 덮은 흰 눈이 엄마의 손길마냥 포근해 보인다.

이런 나를 바라보는 멍멍이...

그 꼬리에 스치는 눈이 어여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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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난 강아지보다 눈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현실에 쫓겨 살다 보니 그만큼 즐기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담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담고 싶지만 여기에서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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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참 예쁘다.

하얗고 포근한 모자를 쓴 겨울 산.

누군가는 그러더군.

풍경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창 밖으로 보는 풍경이라고.

추위와 귀찮음을 생각하면 그것도 맞는 말.

그토록 거부했던 산의 정상에 올라 이 풍경을 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이 순간을 지나면 가능한 것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설경이 또한 그런 것 같다.

조금 있다가 담아야지 하는 순간

다순 햇살에 눈물처럼 흘러내려 담을 수 없음을 수도 없이 경험하지 않았던가.


펑펑 내리는 눈을 담고 싶으면

눈이 펑펑 내릴 때 담아야 한다.

소복이 쌓인 눈을, 누군가의 흔적이 닿지 않은 곳을 담으려면

그만큼 부지런을 떨어 움직이고 담아야 한다.

햇살에 부서지는 설경을 담고 싶으면 그때를 맞춰 나아가야 한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대청호가 그리워졌다.

그 아름다운 곳의 겨울은 어떨까?

가벼워질 대로 가벼워진 몸을 가진 억새들은 또한 어떤 모습일까.

이렇게 일 덕분에 나와 풍경을 만남에 감사하며

적절한 때를 맞춰 그들과 만나고픈 마음.


모든 것은 때가 있다.

혹여 게으름으로 잠식한 몸뚱이가 움직이길 거부하거든

만나고픈 그 마음을 열심히 전달하자.

때를 놓치면 햇살에 눈이 녹듯 눈물과 후회만 남을 터이니...

지금의 내 삶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후회할 에너지로 즐겁게 그때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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