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에 온 감성을 몰아 감동을 했던 때가 언제인가...
시간은 흘러 소담스러운 첫눈을 만났고
조금 더 있다 꺼내리라 했던 두터운 겨울 외투가 이미 나온 지 오래.
시간은 참 속절없이 흐르는 것 같다.
좋은 풍경 보면 사진으로 담고
마음을 푹푹 녹여낸 시를 쓰고팠던 나는 어디로 갔나.
부서지는 햇살에 가느다란 실눈을 뜨며
그 위대함을 노래하던 나는 어디로 갔나.
작년의 나는 어땠나 싶어서 작년의 사진들을 돌아보았다.
아~~ 장태산 자연휴양림...!!!
메타세콰이어의 아름다움에 빠졌던 그때가 떠올랐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아름다운 단풍.
그랬었지....
내친김에 지난밤에 뒤늦게 보았던 [응답하라 1988]을
보다가 대학 1학년 새내기의 마음을 완전 사로잡았던 시집을 찾아냈다.
김만근 시인의 [생의 빈 마음]~!!!
그중 유난히 내가 좋아했던 시, '스물 + 네 시간'.....
이 아침에 다시 읊조려본다.
스물 + 네 시간
김만근
새벽 창문을 열고
젖히는 마음
웃으며 살자
더러는
침묵도 하며 살자
오만과 허영으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을 때까지
산다는 것은
하나하나의
계단을 밟고 서는 일
성실한 땀 한 방울이
올바른 삶의 자세를
견지하는 법
하루 스물네 시간
감사하며 살자
모든 이에게,
모든 사물에
감사할 줄 아는 것이
생각의 존재를 의미롭게 하는 것
깨달으며, 인내하며 살자
헝클어진 하루를
정리하고, 반성하며
조그마한 불편과 고통은 참을 수 있도록
세월을 먹고
나이를 먹고
사는 것은
참는 것을 배우는 것
내일 또다시 열릴
나의 스물네 시간을 위해
오늘을 닫는다.
시집에 이렇게 써 있다.
'1988. 2. 20 한내책방에서 인연을 맺다.'
참으로 소중한 나의 추억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