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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우리 집엔 세 명의 김주부가 산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by
최명진
Dec 3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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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똑같은 24시간이 주어지고
귀한 듯 흔한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다만 오늘처럼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면
가슴이 무거워지며 생각이 많아질 뿐.
그래도 한 해를 보내면서 감사한 것들을 돌아봐야지.
가족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지낸 것이 첫째 감사일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부족하지만 내게 주어진 역할을 위해서 동분서주했던 일.
주변의 소중한 인연에 힘을 내어 함께 할 수 있었던 일.
연리지가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되었고 지속되고 있는 것...
일을 할 땐 일만 하고, 여가는 즐기자는 것이 내 지론이다.
지난 성탄절 3일을 가족과 보내면서 소소한 행복을 경험했던 것 같다.
마치 나를 위해 존재해주는 사람들인 양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나의 소중한 가족.
특별히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잘나거나 부유하거나
똑똑하지 않지만 있는 그대로가 따뜻한 나의 가족.
학창 시절은 아니어도 결혼생활을 하면서 난 현모양처를 꿈꿨다.
좋은 아내, 좋은 엄마, 좋은 며느리, 좋은 딸...
어느 것 하나 이룬 것은 없는 것 같다.
때론 그 꿈조차도 잊고 살아온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뭐 하나 잘 하는 것이 없지만 주어진 순리대로 나이를 먹고
세월을 접하면서 무던히 버티어 살아왔다.
그것이 어쩜 최고 잘 한 일일까?
우리 집엔 세 명의 김주부가 산다.
내조를 잘 하지도, 엄마 노릇 똑 부러지게 하지 못하는 나를
타박하고 투정하지 않으며 함께 해주는 세 명의 남자.
어리숙함이 최고의 미덕인 양 사는 내게 존재하는 세 명의 김주부...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난 부자인지 모르겠다.
집안일을 나의 일로 미뤄두지 않고 함께 해주는 세 명의 남자.
마음의 구김이라도 질세라 가족의 옷을 다림질해주는 남편,
감성쟁이 엄마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읽어주며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아들,
장애가 있지만 주어진 집안일을 묵묵히 잘 도와주는 아들.
그들에게 있어 나는 가장 철들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늘 나의 최고의 강점은 각자의 강점을 살려주는 눈을 가졌다며
함께를 외치는 나를 예쁘게 봐주는 사람들이다.
지난 휴일에 가족과 함께 다녀왔던 옛터~~!!
한 때는 모든 것을 내 손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던 때가 있었다.
나름 열심히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잔소리가 심했었다.
그러다 아들의 장애를 만나 조금씩 내려놓음을 알게 되었다.
일부러 장애가 있는 아들 덕분에 허술함을 보여주고 그의 역할을 찾도록 했다.
어느 순간 내가 편해졌고, 그들은 각자의 역할을 가지기 시작했다.
내 행복의 시작은 여기서부터였는지 모른다.
기다려주고 작은 일에도 칭찬을 해주면서 우린 성장하고 있었다.
서로의 존재 자체로 인정하고 함께하는 사람들.
나를 조금 비우고 그들을 받아들이니 더욱 행복했던 한 해.
소중한 울 가족이 건강하고 지금처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2015년 한 해,
울 집의 세 명의 김주부에 감사하며
그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2016년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며
함께 웃고 함께 나누는 소중한 우리가 되었음 좋겠다.
반갑다.... 2016년, 우리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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