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소년의 이즈음 그림

-책을 읽고 그리기

by 최명진



아들의 하루는 특별히 다르지 않다.

1월 8일부터 시작한 장애학생을 위한 계절학교에 참여하고 있으며

하교 후 복지관 방과후와 미술치료, 음악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별다른 일이 없다면 하루 일과 중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책을 읽은 후 독서활동을 하는 것이다.





모든 밖의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하는 것은 일기 쓰기와 독서화이다.

비록 똑같은 말을 반복하여 쓰는 것이지만 자신이 하루를 돌아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일기로 쓰고 있다.

'방과후에서'라고 쓰면 방과후만 십여 차례 반복하여 쓰지만 때론 간단하게

무엇을 했는지도 쓰고 있으니 그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녀석의 하루 중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일기 덕분에 날짜 가는 것을 인지한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벌써 11년이 넘었다...




일기를 쓰기 전후에 하는 활동 중 하나가 독서활동이다.

독서감상문을 쓰기엔 한계가 있어 어느 순간부터는 책 한 권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리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자폐성 장애의 특성이 드러나는 경직된 그림이 아닌

책마다 다른 패턴의 그림을 모방하는 것도 의미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이 또한 성과가 있는 것 같다.

기존의 그림과는 다른 표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아들은 책에 있는 그림과 똑같이 그리지 않는다.

같은 듯 다른 느낌이랄까?

아들의 그림엔 아들만의 특성이 여전히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그림을 보고 특색을 살려 그릴 수 있으니 그 또한 감사한 일이다.

아들이 읽는 책은 32페이지 정도가 되는 유아용 책이라

색채가 있고 귀여운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녀석이 그려낸 그림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나름 개성 있게 잘 그렸기 때문이다.




십여 년 가깝게 유아용 책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들의 인지가 쉽게 발전하지 않으니

아들이 보는 책도 또한 반복에 반복을 하고 있음이다.

그래도 나름 돌려가며 읽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엄청난 변화보다 반복을 통해서 조금 더 발전하길 바래본다.

휙 그리고 컴퓨터 자유시간을 얻는 아들...

그 아들이 놓은 그림을 사진으로 찍고 있는 나~~!!!




한 달에 한 번은 노래방에 가고 있는 울 아들~!!

아빠와 노래방에 가겠다면서 미술치료 시간에 그렸다는 그림...

풋~~ 웃음이 났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이렇게라도 하고픈 것을 표현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아들이 책을 보고 그린 그림과 자신이 하고픈 것을 하기 위해

표현한 그림에 나는 다시 바보엄마의 미소를 짓는다.

이게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