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면 늘 내게 주어진 숙제~~!!
아들과의 외출이다.
금년 겨울은 유난히 추워 자꾸 몸이 움츠러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아니면 밖에 나가기 어려운 아들을 위해
난 늘 어디로 갈지를 궁리하곤 한다.
지난번 사무실에서 퇴근하며 본 한밭교육박물관~~!!
이곳 대전에 이사 온 후 꼭 한 번 꼭 가보자 다짐을 했건만
어찌 된 일인지 인연이 닿지 않았던 곳이다.
[장애학생을 위한 계절학교]를 하면서 학생들이랑 갈만한 곳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내 눈에 들어온 곳이기도 하다.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한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꼭 가보리라 작정하고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코끝으로 스치는 매서운 공기에
이미 코를 베인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아들과의 약속이었기에, 그리고 실내라는 이점이 있기에 그렇게 나섰다.
야외전시장에서 좀 더 머물러 보고 싶었지만 한파는 우리를 굴복시켰다.
간단히 보고 돌아서 얼른 실내로 들어섰다.
실내로 들어서면서 깜짝 놀랐다.
우선 눈에 들어온 정갈함이 그랬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정갈하고 정돈이 되어 있는 느낌...
그리고 생각보다 제법 큰 규모에 놀랐던 것 같다.
아들도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겨 들어갔다.
처음 눈에 들어온 곳은 '추억의 옛 교실 포토존'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아들과 번갈아 인증샷을 남겼다.
계단을 통해 2층에 올라가니 책을 보며 쉴 수 있는 문화공간과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교육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었다.
고대~개화기 교육, 일제강점기 교육, 교육과정의 변천까지...
정말 알찬 공간이 이어졌다.
가장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역시 일제강점기 교육이었다.
해방과 전쟁은 책에서만 보는 역사라고 느껴졌었는데
내가 받았던 교육 역시도 그 역사의 한 줄기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곤
가슴이 시렸다.
초보적인 실업교육 위주의 제한적 교육과 학교 수업시간을 통해
민족혼 말살 정책을 시행했던 잔재를 내 어린 시절 교육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여행과 운동회, 식민교육의 또 다른 도구'란 글을 만나면서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학교에 다니면서 나름 특별했던 추억이 우리의 추억과는 달리 그 기본 취지를
다시 확인하고 나니 머리가 싸해지는 느낌이었다.
시간은 흘러 교육과정도 변천을 거치며 지금에 이르렀음을...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데 과연 우리의 현실은 어떤지를 생각하니
다시금 가슴이 시렸다.
대전은 1905년 경부선 개통에 이어 회덕, 진잠, 공주 일부가
통합되면서 탄생한 근대도시라고 했다.
그 발전사 속에서 나의 교육역사도 녹아있음을...
대전 교육사를 돌아보며 '특수교육'에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지속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움이 많은 부분이다.
암담한 마음을 안고 1층으로 다시 내려오니 눈에 보이는 학교종~~!!!
아들은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가서 학교종을 울렸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나도 모르게 절로 흘러나오는 노래...
그리고 그 앞으로 보이는 '옛 교실'
정감이 뚝뚝 묻어나는 풍금과 난로, 주판, 책. 걸상과 교복~~!!!
교복을 입었던 추억까지...
아들과 함께 추억의 옛 교실을 돌아보며 아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추억을 나누었다.
지금은 도시락을 쌀 일이 없지만 학창시절 도시락을 빼곤 추억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도시락에 얽힌 추억이 많으니 난로 위의 도시락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나의 대답은 '아니오'이다.
두어 시간을 아들과 함께 하면서 추억을 만날 수 있어 절로 반갑고 행복하기도 했다.
추억이 듬뿍 담긴 교과서가 그랬고, 크레파스, 운동회 때 썼던 물품들이 그랬다.
그럼에도 한밭교육박물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말하라고 하면
일제강점기를 거친 지금의 교육 현실이었다.
익숙했던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뀌어야만 했던 그 역사...
그 시간이 벌써 20여 년이 되었다니 시간은 참으로 빨리도 흐른다.
돌이켜보면 배움의 시기만큼 좋은 시간도 없으련만
다시 누군가 등 떠밀어 가라 해도 잘 할 자신이 없는 것은 비단 나 뿐일까?
분명한 것은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것이다.
미래의 주인공이 될 우리의 아이들이 바른 교육을 받고 이 사회로 나올 때
우리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경쟁이 아닌 서로의 특성을 키워 함께할 수 있는 교육이길 바래본다.
****한밭교육박물관***
-1992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교육전문박물관으로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교육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오래된 학교 건물로 현재 대전광역시 문화재자료 제50호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