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음력으로도 벌써 오늘이 정월 대보름이니
시간의 흐름은 참으로 무심하게 빠르다.
계획했던 것들이 얼마큼 진전이 있는지 돌아볼 겨를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나를 발견했다.
그럼에도 해마다 잊지 않고 가는 곳이 있으니 무수동이다.
이곳 대전에서 대보름맞이 행사를 가장 크게 하는 곳이 아닌가 싶다.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된 후론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찾는 곳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올해도 다른 일정으로 늦게 간 덕에
열정을 다해 타오르는 달집을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 대보름 행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우리가 도착했을 땐 다른 사람들은 거의 빠져나간 상태였다.
더구나 진입로에 주차를 한 분 덕분에 차가 오도 가도 못하고 막혀서
한참이나 시간을 보낸 뒤 겨우 후진하여 빠져나오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 시간이 30여분은 흐른 것 같다.
저쪽에선 연기가 하얗게 피어오르고, 달집이 시원스럽게 타고 있는데
차에 갇혀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아주 곱게 잘 탄 달집을 보았다는 것이다.
달집을 태우면서 소원을 빈다는데
아쉬운 마음에 잘 탄 달집을 보면서 소원을 빌어보았다.
몇 해를 오는데도 여전히 불을 무서워하는 아들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멀찍이 서서 달집을 구경하고 사람들을 구경하는 정도였다.
불을 무서워해서 조심하는 것은 좋은데 그 조심성이 너무 넘치는 것이
또 하나의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남편은 누군가가 놓고 간 쥐불놀이 통을 들고 옛 추억을 되살리며
쥐불놀이를 하는데 아들은 무서워서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으니 아이러니다.
어찌 보면 장애가 있는 녀석이 너무 불을 쉽게 보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 보니 녀석의 불에 대한 두려움은 무엇보다 컸다.
성장할수록 더 그런 것 같다.
예전에 왔을 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또 다른 숙제가 생겼다.
그럼에도 나도 호기심에 옛 추억 되살리며 잠시 쥐불놀이를 했다.
참 재밌는데...ㅠㅠㅠ
조금 있으니 10분 후면 모든 행사를 종료한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작년엔 바닥이 너무 질어서 무척 고생을 했었는데
이번엔 바닥에 왕겨를 충분히 뿌려놓아 걸을 때마다 폭신한 느낌이 좋았고
신발도 버리지 않아서 좋았다.
늘 누군가 분주히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지
날씨도 좋고 달집도 시원하게 잘 탔고, 아쉬우나마 소원도 빌었다.
내년엔 조금 더 일찍 와서 행사를 제대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이곳을 알았을 땐 아이들이 어려서 오후부터 와서
이곳에서 제공하는 오곡밥도 먹고 주변도 돌고 그랬었는데...
아이들이 크니 그도 쉽지 않다.
커다란 달집에 하늘의 달을 향해 달리듯 훨훨 타는 모습이 그려진다.
올해도 모두에게 희망과 사랑이 가득한 해가 되길.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여하고자 하는 일 열심히 할 수 있길....
작년에 담았던 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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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을 맞아 중구 무수동 운남산·유회당에서 시 무형문화제 제19호인 ‘무수 산신제’ ‘토제 마짐대놀이’에 2000여명의 시민이 모인 행사가 안전하고 평온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사장 경비 등 안전활동에 만전을 다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권선택 대전시장 등이 참석해 무수동 유회당 앞에서 마을의 안녕과 한해 소망을 기워하는 행사로, 산신제, 소원성취 달집태우기, 대보름음식 나눠먹기 등 다채로운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재현했다.
정월대보름행사 관계자는 “400여년의 전통이 고스란히 보존된 무수동 산신제를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정월대보름 행사와 다양한 볼거리로 준비했다”며 “전통문화 체험을 통한 한해 소망을 기원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사 일부를 발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