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없는 여자'의 백일 보고서

-다이어트 추억을 만들어 볼까?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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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시간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느낄까?

가만 생각해보면 순간의 시간은 지루한 듯 흘러가지만

그 시간의 흐름을 하나의 주제에 맞춰 모아 보면 쏜살같이

순간에 흐름을 느끼는 것 같다.

늘상 같은 일상의 반복으로 특별할 것 없이 흐르는 시간에 대해

무심한 듯 지나치다가 순간 주어진 숙제를 생각하면서 허둥지둥 대는 모습~!!!

분명한 것은 시간에 대해 나름 덜 아쉬울 수 있는 것은 무언가를 목표로 세워

조금씩 이뤄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일.


2016년 첫날~~~

난 망설이던 일을 엉겁결에 시작하고 말았다.

혼자서는 하기 어려울까 봐 가장 가까운 내 가족에게 선포하고 시작한 일~~!!

내 평생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일을 미친 듯, 무심한 듯 시작했다.

이름하여 다. 이. 어. 트~~!!!

일에 쫓기면서 가족과 하던 등산은 추억으로 돌아갔고,

과부하에 걸린 일에 내 몸과 마음은 스트레스로 풍선처럼 불어갔다.

어느 순간 숨 쉬기 어려울 정도의 둔함과 더불어 혈압까지 오르는 상황....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으면 내 일상이 두꺼운 지방에 무감각으로 일관할 것 같은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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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이라는 무게감은 무언가 시작하기에 좋은 날이었다.

가족에게 떡국 한 그릇씩 떠주며 침을 꼴딱 삼키며 선언했던 다이어트.

더불어 그동안 게으름으로 차일피일 미루었던 백팔배와 독서도 함께 시행.

첫날의 목표는 이름하여 '작심삼일' 넘기기였다.

'시작이 반'이라고 아니하는 것보단 낫다는 가장 최소의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첫날은 얼결에 지나고, 둘째 날은 가족과의 밀양 여행,

세째날은 시부모님 산소행....

어떤 상황도 시작에서 삼일만큼은 참아내자 다짐했기에 먹거리를 조절했다.

감사하게도 난 그렇게 삼일을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장애학생을 위한 계절학교.

그 사이 난 학생 교사들 교육도 하고 계절학교 준비를 하며 분주히 지냈다.

3주간의 시간이 내게 있어 최대의 관건이었다.

벌크식으로 오는 급식을 배식하면서 먹는 것을 조절할 수 있을까?

과감히 엄마들에게 장난처럼 다이너마이트 폭파 중이니 조심하시라구 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내 성향을 아는 엄마들은 반신반의한 표정으로 나를 살폈다.

그렇게 3주가 지나갔고 몸은 조금씩 느낄 정도로 숨쉬기가 편해졌다.

작심삼일 이후의 목표인 한 달이 그렇게 지나갔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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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2월이 내게 다가왔다.

2월은 총회의 달이었고,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있는 달이었다.

짧지만 굵직한 일정들이 많아서 음식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이 보였던 달이었다.

더불어 나의 인내심을 확인할 수 있는 달이기도 했다.

죽을 둥 살 둥 하지는 말자 처음부터 생각했다.

단지 내가 하기로 했던 일이니만큼 스스로 그 순간을 즐기자 생각했다.

누군가 억지로 시켜서 한다면 그를 원망이나 하겠지만, 이번 일만큼은

걱정하는 가족을 뒤로하고 스스로 내린 결정이 아니던가.

묵묵히 나를 지켜봐주는 사람들에게 나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


감사하게도 2월의 시간도 그렇게 흘러갔다.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어~~?'하며 나를 돌아보았고 지속됨에 놀라움을 표했다.

누구보다 감사한 사람들은 내 가족과 늘 밝은 날을 함께 하는 사무실 식구들~!!!

특별히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묻지는 않았지만 내 실천을 묵묵히 지켜봐주었다.

그들 스스로 내 의지에 돌덩이를 얹지 않기 위해 침묵을 선물했다.

이따금 괜찮냐고 묻기도 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확인해 주기도 했다.

고맙고 감사한 나의 사람들~!!

곧 3월~~!! 이어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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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두 아들의 새 학년 신고식으로 시작되었다.

모처럼만에 만난 작은 아들의 학교 선생님의 눈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사이 나는 묵묵히 식조절을 하고 백팔배를 했다.

1박 2일의 광화문 농성장 당번이 있을 땐 혼자 집에서 백팔배를 하고 출발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태백 여행에서는 두 아들과 여행지의 펜션에서 함께 백팔배를 했다.

더불어 잠자기 전의 책 읽기도 잊지 않았다.

어느 순간 나는 몇 권의 책을 읽었고, 백팔배도 단 하루도 거르지 않은 현실을 확인했다.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다.


지난 4월 9일~~!!!

나의 게으름에 늘 성실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큰아들에게

"아들,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알아?" 하니,

"무슨 날인데요?" 하고 되물었다.

"아마도 백일이 되는 날인 것 같은데. 엄마 다이어트~!!!"

아들은 날짜를 계산하더니 자신의 손을 들어 나에게 하이파이브를 요청했다.

"와우~~ 역시 울 엄마예요. 멋져요~~!!!"

"울 아들들 덕분이지.

엄마가 포기하지 않도록 늘 함께 백팔배를 해주고, 지켜봐줬잖아."

난 나의 백일을 그렇게 아들에게 확인하며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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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20 장애인 차별 철폐 공동투쟁단 기자회견이 있었다.

모처럼만에 만난 엄마들이 나의 변화를 알아보고 알은체를 해줬다.

"와~~ 성공했구나. 대단한 걸...."

"앞으로가 관건이지. 백일을 지냈으니 이젠 돌을 향해서 가야겠지용... ㅎㅎㅎ"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몸무게로 돌아갔을 뿐인데

이런 관심을 받다니....

무심한 듯 버려진 시간 속에 속수무책으로 쌓였던 무게들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시간의 흐름도 이와 같지 않을까?


개인적 일정으로 귀가가 좀 늦어진 내게 아들이 전화를 했다.

"엄마, 동생과 백팔배를 하려고 하는데 할까요, 아님 기다릴까요?"

"당근 기다려야지. 아들의 든든한 지원이 엄마를 오늘로 이끌었는데..."

내가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두 아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불을 펴고 백팔배 준비~~!!

두 아들과 백팔배를 하는데 참으로 이상했다.

다른 날보다 훨씬 몸이 가벼운 것은 마음 덕분일까, 컨디션 덕분일까?

백팔배를 마치고 이 보고서를 쓰는 마음이 개운하다...

내일이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 자체로 감사하고 행복하다.

내일도 이 마음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오늘 하루 일정을 마치며 생각했었다.

'백일 보고서를 쓸까?"

설혹 앞으로 생각지 못한 상황으로 일이 전개될 수도 있지만 지금껏 열심히

실천해 온 내 자신에게 스스로의 위안과 박수를 보내고 더불어 보고를 통해서

나의 의지도 굳히자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키웠던 시간을 생각해본다.

하루하루가 남달랐던 시기가 바로 태어나서 두 돌까지가 아닌가 싶다.

그 하루하루의 신비롭고 감사한 시간들처럼 내 시간을 채우고 싶다.


나의 당당한 권리행사를 위해 이젠 자야겠다. 오늘도 수고했다... 명진아~~!!!

내일 또 다시 열릴 내 하루를 멋진 추억을 만드는 하루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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