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던 날

-스미는 봄비를 맞으며 한 사색.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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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던 날,

아침부터 조용히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씨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는 하겠지만

어찌 보면 투표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라고 쉬는 날이니

응당 그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나의 권리이자 의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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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연리지 직원에게 투표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연리지 총회 때도 그렇고 장애 당사자 분들은

투표를 제대로 해본 적이 있을까 싶었는데...

나름 여러 번 설명을 했다고 했지만 투표 결과는

그분들이 아직 투표에 대해서 이해를 다 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때의 일이 생각 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라고 말하기 전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우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한 번도 이런 투표를 한 적이 없다는 울 직원.

여러 번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투표할 자신이 없어 보였다.

퇴근 전까지 다시 한 번 확인을 한 후 인증샷을 부탁했다.

이번 총선은 유난히 인증샷에 대한 붐이 일기도 했고

더불어 함께 참여한다는 의미를 일깨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도 투표 참여 문자를 보내고 그렇게 난

남편과 아들의 모교인 초등학교에 가서 한 표를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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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투표를 하고 있었다.

나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인증샷을 담았다.

그리고 돌아서는데 코끝을 스치는 향기....

돌아보니 라일락이었다.

비가 촉촉이 와서 대지를 적셔도 그 향기를 적셔

가라앉게 하지는 못했나 보다.

반가운 마음에 물방울 머금은 그들을 담았다.

곁들여 박태기나무와 명자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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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가 투표 마감이 가까워진 사이 몇 개의 톡을 받았다.

'저 투표했어요.'

하며 직원이 보내온 문자~~!!

며칠 전에 했던 장차법 시행 8년 이행점검 토론회가 떠올랐다.

발달장애인들도 투표를 하고 싶어도 투표를 할 수 없었던 현실에 대해

당사자들이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자신들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쉬운 정보접근을 해주면 더 가능할 거라는 그들의 항변을...

그를 통해 나는 발달장애인법 시행과 더불어 '쉬운 정보접근권'의 중요성을

토론회를 통해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어쩌면 발달장애인이 투표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 당연한 권리가 그들에게도 당연히 주어졌음을 잊을 수도 있다.

아니 우린 그렇게 살아왔다.

이제 당사자들이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시대에 와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에 속하는 그들이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정보접근이다.

그들이 이해하기 쉬운 그림과 언어를 사용한다면 그들이 가능한 수준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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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이 내리던 비는 오후가 되니 머뭇머뭇 멈추더니 곧 맑은 하늘을 보였다.

우리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가 힘을 보이지 않는 것 같으나

결과를 보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도 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변화에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

그 작은 실천이면서 강력한 실천이 투표가 아닌가 싶다.

직원들의 문자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제대로 된 정보조차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을 하루빨리 바꿔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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