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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글쓰기도 힐링이다.
-글을 쓰는 자의 즐거움
by
최명진
Jul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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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침에 여명을 깨우며 몸을 일으키는 순간에
'나는 누구인가, 무얼 하고 있지?'
란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곤 한다.
누구라도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생각은 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존재감 있다는 것,
자기 스스로가 가질 수 있는 자존감...
살면서 정말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늘 생각한다.
엄청나게 바쁘게 사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진 24시간을 나름 의미롭게 살았다는
스스로의 위로가 주는 힘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
마지막 커피 한 방울을 입에 털어 넣으면서
불을 끄고 누워 어둠으로 채워진 시야에
오늘 하루를 정리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삶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글쓰기'였다.
워낙도 낙서를 좋아하고 끄적이기를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아들의 장애는 내 취미에서 일과로 정착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아들의 24시간을 아들이 만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나는 그렇게 아들의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계부 위쪽의 여백에 시작을 했고,
하고픈 말들이 많은 날들은 스프링 노트에 거침 없이 적어내려 가곤 했다.
아들을 잃어버려 경찰에 신고했던 날,
엄마 아빠 가슴은 엄청난 구멍이 뻥 뚫렸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신의 시간을 즐기고 온 아들은 마냥 평온한
얼굴을 보일 때...
미어지는 마음을 달래고 싶었다.
그냥 그 마음을 덤덤히 기록하고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데
마치 숙제를 마친 사람마냥 가슴이 시원해졌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의 카타르시스를 기억한다.
글방에 글을 올렸을 때 어느 한 분이
'이런 와중에 글을 쓸 여유가 있었나요?'
하고 나의 글에 의아하다는 듯 댓글을 올리셨다.
그때 나는 다시 덤덤히 댓글을 달았던 기억이 난다.
"아들은 돌아왔고 나에겐 휴식이 필요했어요...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다독였어요."
때론 큰 일을 겪은 사람이 지나치게 차분할 때 우린 그들을 보며
어떻게 저리 편안한 모습일까 하고 의아해하는 경우가 있다.
아들을 몇 번 잃어버리면서 다시 돌아왔을 때의 나를 투영해보니
돌아옴에 감사할 뿐.... 무엇이 더 있으랴.
그들에게도 마음을 진정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글쓰기가 인터넷상의 글쓰기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전환을 맞았다.
내 글에 누군가 관심을 가지고 댓글을 달아주면서
우린 어느 순간 온라인상의 절친이 되기도 하고, 지원자가 되기도 한 것이다.
처음 아들의 기록을 덤덤히 기록하다가,
발달장애인 가족이 겪는 일상의 경험들을 적어가면서
많은 이들과 공감을 나누면서 참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글을 잘 써서가 아니다.
그 진정성 덕분이다.
오늘도 나는 1박 2일의 캠프를 떠나는 아들을 복지관에 데려다 주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내 소통의 창구를 개방해놓고 하루를 시작하고픈 마음에서다.
글을 쓰면서 나는 스스로 힐링이 되었다.
마치 옛 동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대나무 숲에 대고 외친 사람처럼
시원함은 느꼈으니까.
게다가 누군가의 응원의 글을 읽을라치면 더욱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말만 소통의 기술을 요하던가. 글도 마찬가지...
기교보다 진솔함과 진정성을 싣고 싶다.
그냥 앉아만 있어도 얼굴에 땀이 흐를 정도로 고온다습한 아침이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3초간의 여유를 두어야겠다.
불쾌지수가 무척 높을 날씨이기에....
글을 쓰고 있으면 오늘 하루를 나름 정리하기도 하고 할 일을 기억하기도 한다.
아침을 여는 내게 글쓰기는 오늘 하루 즐겁게 열심히 살자고 하는
나의 주문이기도 하다.
자, 이제 오늘을 향해 즐겁게 열심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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