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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한 글자를 새기는데 오직 한 가지 마음으로...
-정진하는 삶을 생각하다
by
최명진
May 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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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을 하는 대학 동기가 있어 인연을 맺게 된 서각.
전시회가 있다고 해서 가게 되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께 서예를 배웠던 경험이 있기에 더욱
가슴으로 눈으로 와 닿았던 말이 '일자 일념(一字一念)이다.
어린 나이에 서예를 배우면서 호흡의 중요성을 아버지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누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스스로가 한 획을 그어 내려갈 적에 호흡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획의 결과가 달라짐을 직접 경험했었다.
서예를 썼던 감성 덕분에 심호흡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내 삶은 정작 분주함에 쫓겨 서예를 쓰듯 그다지 정진하며 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오묘해서 망중한을 즐기지 못하는 순간
삶은 피폐해져 나의 존재를 찾지 못했던 기억이 또한 가득하다.
아이러니하게 가만 앉아서 하는 일을 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돌아다니는
활동적인 일을 하게 된 지금 '일자 일념'이 가슴에 새겨지는 이유는
그 활동 속에서도 정진하는 마음으로 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국립 특수교육원에 갔을 때 만났던 꽃양귀비이다.
오후 한 시에 일정이 있어 갔기에 해가 중천에 떠 있었고
많은 꽃들 중에 유난히 물기를 머금은 것 같지 않은 드라이함과 더불어
화려한 색으로 보는 이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꽃이다.
꽃에 매료되어 심호흡을 하고 사진을 찍고 약속 장소에 올라갔다가
먼저 오신 분을 만나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분 역시도 나와 같은 이유로 이곳에 오신 분임을 알게 되었다.
어린 장애자녀를 키우는 부모님의 양육지원 프로그램을 위해 만난 사람들...
내 역할이 얼마 정도일지는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시간이었다.
드라이한 듯 하지만 자신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뽐내는 꽃처럼 그리 살아야겠다고...
부모연대 워크숍이 있어 가게 된 충북 영동의 노근리 평화공원에서 만난 때죽나무.
꽃 향기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내 코끝을 간질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때죽나무를 내 뇌리에 새겼던 곳이 지리산에서였던 것 같다.
향기가 참으로 좋고 종처럼 매달려있는 하이얀 꽃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들은 얘기로는 독성이 있어 이들을 물에 많이 떨어뜨리면 물고기가
떠오른다는.... 독성이 있는 꽃이라 기억하고 있다.
내가 이곳에 와서 일자 일념의 마음으로 함께 나눴던 얘기는 바로,
[발달장애인 당사자 운동,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와
[그래, 엄마야] 책에 대한 토크콘서트~!!!
내 삶에서 떼래야 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음이 든든하고, 더불어 힘을 합해 나아갈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지회 어머님들의 모임에 초대가 되어 갔던 천변....
신록이 제법 여물어 반짝반짝 빛이 났던 날이었다.
일기예보로는 비가 올 것이라 하여 야외에서 만나는 어머님들을
걱정했는데 하늘이 도우사 적당한 바람과 살짝 무거운 하늘이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어머님들이 정성으로 준비해오신 먹거리 덕분에 눈과 배가
힐링을 하기도 했다.
어머님들과 장애자녀를 키우는데 해야 할 일들과 어려움들을 공유하며
마음을 모으는 시간.
역시 함께의 힘을 몸과 마음으로 새겼던 시간이었다.
거듭나기 위해 일자 일념의 마음으로 함께 하는 부모님들 파이팅입니다...!!!
서각을 하는 친구에게 물었다.
서각을 하니 마음의 정진이 되었는지를...
친구는 씨익 웃었다.
굳이 답을 듣고파서 물은 것은 아니었다.
일자일념의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우리들이 아니던가.
서예를 쓰면서 가장 좋았던 것이 심호흡을 하면서 나를 가다듬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친구도 또한 그러하리라.
딱딱한 나무에 글자를 새긴다는 것은 또한 더 많은 정진이 필요하리라.
예전의 서각은 단조롭고 기본에 충실했다면
요즈음의 서각은 다양해졌고 화려해진 것 같다.
그 와중에도 다양한 색을 쓴 것보다 집중해서 새겨진 글이 더
눈에 가는 것은 친구들의 말처럼 나이를 먹은 까닭일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란 글귀가 유난히 눈을 파고 들어왔다.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욕심...!!
오늘의 교육도 일자일념의 마음으로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는 시간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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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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