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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우리에겐 실질적인 힘이 필요하다.
-지친 우리에게...
by
최명진
Jun 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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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갔다가 지하철에 있는 광고에 눈이 갔다.
'청년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을 주세요.'
마음에 쏘옥 와 닿는 광고였다.
이 시대에 청년으로 살아가는 것이 녹록지 않은 현실,
이 시대에 부모로 살아가는 것이 녹록지 않은 현실,
이 시대에 일자리가 없어서 어려운 사람들,
이 시대에 살 곳이 없어서 힘이 드는 사람들,
이 시대에 노인으로 살아가기에 힘이 드는 사람들,
가만 생각해보면 힘이 들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 해도 그만큼 자신의 역할이 있고
그에 따른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도 듣기 싫다.
자식에게 흙수저가 되고자 한 부모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 발전할 수 없는 고착된 사회적 현실이 문제인 것이지
어느 누구 하나에게 그 책임을 온전히 짐 지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청년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을 주세요.'
마음에 와 닿기는 했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힘을 주는 것인가?
잘 견디라는 말로 힘을 줄 수 있을까?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푸쉬킨의 [삶]이란 시구처럼 그냥 마냥 견디기만 하면 될까?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지속이 될 텐데...
어떻게 하면 그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행복할 수 있을까?
무엇이 바뀌고 변화해야 가능한 것일까?
어떤 사람이든 충고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충고의 말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다를 뿐이다.
쓰디쓴 충고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힘이 들어 쓰러지는 사람에게
더 쓴 충고보다 그의 이야기를 먼저 충분히 들어주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법이 있을지 대화를 통해서 함께 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쫓기는 경쟁사회에서 과연 우리는 얼마큼 실천하고 있을까?
나만 아니면 남의 일이 되어버리는 사회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힘이 되는 것일까?
충고보다는 힘내라는 격려가, 그 격려보다 조금 더 실질적으로
힘을 낼 수 있는 대안을 함께 고려해주는 실천이 필요하지 않을까?
누구나 해줄 수 있는 말이 우리에겐 가슴으로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은 그냥 말일뿐이기 때문이다.
그 말이 힘을 얻으려면 말을 듣는 사람이 말을 통해서 무언가를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그냥 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상대를 위한다는 말이 상처를 주는 충고이거나,
힘이 든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는 말이어서는 아니 될 텐데...
뱉어내는 많은 말들이 무서운 이유이다.
어제 교육의뢰가 있어 갔다가 참으로 많은 말을 하고 왔다.
어찌 보면 일을 추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의 방향성과 현실성을
되짚고 돌아보면서 실현 가능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중요할 텐데...
우린 가끔 가장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과정에 대해서
등한시하면서 어려움이 닥치고 나서야 무릎을 치는 경험을 하곤 한다.
내가 뭔가를 더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나보다 늦게 시작하는 분들이 더 방향 설정을 잘 하여
겪게 될 오류를 줄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충고를 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으나 내 언어가 그리 될 수도 있음이다.
말은 뱉어내는 순간 나의 언어가 다른 사람에게 비수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그 말이 주는 여파가 큼을 경험을 통해 축적해가다 보니
말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목이 마른 사람에게 목마름을 참으라고 하는 것보다 한 모금의 물이 더
절실함을,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을 주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진정한 것임을 나는 얼마나 실천하고 있을까.... 그리고 사회는?
파김치가 되어 한밤에 돌아오는 아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별로 없다.
하루를 잘 보낸 것에 대해서 사랑의 마음을 담아 안아주고 토닥여주는 것...
그렇게 아들의 얼굴 표정을 살피며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말보다 우선일 것이다.
이 엄청난 경쟁의 사회에서 어떻게 해주는 것이 힘을 주는 것일까?
진심을 담은 말이 충고가 되어 상대를 다시 힘들게 하지 않고,
온전한 마음이 전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힘을 내라고 말한다고 그들의 어려움이 사라진다면 얼마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는 내가 뱉어낸 말에 어떤 실천을 담을지를 스스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서울 지하철에서 담아온 광고 문구와 이세돌의 공익광고가
더욱 가슴에 새겨진다.
공익광고가 가슴에 다가온다는 것은 현실은 그렇지 못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서로가 지치고 어려운 우리들이 상대방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넌 잘 하고 있어.'
이 말 한마디가 주는 신뢰와 사랑의 격려를 얼마큼 하고 있는가.
힘이 되어주는 주는 말과 행동,
우리 개개인뿐 아니라 이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갈 숙제가 아닐까 싶다.
힘을 준다는 것은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닌 실천이 전제하는 의미일 것이다.
이땅에서 장애인 가족으로 살아가면서 '청년'이라는 말 대신 '장애인 쳥년',
'장애인'을 넣으면 내가 담고자 하는 의미가 또한 전달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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