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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괴산의 산막이옛길을 걷다
-신록이 그리운 자 , 여기로 오라~!!!
by
최명진
Jun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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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삶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인생은 살만 하다는 생각을
홀로 하곤 한다. 생각지 않았던 보너스 같은 일들이 선물처럼 찾아오니까...
목 빼고 기다리면 오지 않던 즐거움이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다가와 어깨를 툭툭 건드릴 때가 있으니 그때 즐기면 될 일...!!!
무언가 커다란 것을 기대하고 살지 않는 나는 주어진 삶을 최대한
즐기며 열심히 사는 것을 최고로 알며 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마중물처럼 나를 찾아오는 신선한 의외의 기회는 늘
가슴 콩닥이는 즐거움을 주니 어찌 아니 즐거우랴.
음성의 정크아트갤러리는 나름 즐거움을 주었다.
바람도 거의 없는 후덥한 날씨를 상쇄시킬 만큼의 즐거움을 주었으니까.
이 길을 찾아 헤매다가 본 이정표가 바로 [산막이 옛길]이었다.
얼마 전 친구가 그곳이 그렇게 좋다며 친언니가 추천을 해줬다면서
그곳에 간 적이 있는지를 물었던 기억이 불현듯 스쳤다.
나는 지나가는 말로 남편에게,
"산막이 옛길이 그렇게 좋다고 하네... 그런데 이정표가 저렇게 보이네."
했는데...
감사하게도 남편은 내친김에 그곳도 가면 되지 하는 것이 아닌가.
내 최대의 강점 중의 하나는 하겠다는 사람 말리지 않고 얼른 따라가는 것.
그렇게 우린 괴산의 산막이옛길을 가게 되었다.
무엇을 생각하고 온 것인지는 몰라도 주차장에 딱 들어서면서 든 생각은
'정갈하다'라는 것이었다.
잘 정돈된 길을 따라 오르니 흐드러진 신록이 여기저기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산막이옛길에 대해서 전혀 사전 지식이 없었던 터라 눈으로 보고 즐기며
가슴에 담기로 하고 발길을 옮기며 주변을 담았다.
유람선으로 괴산댐을 돌 수도 있게 되어 있었다.
그 선착장 앞으로 흐드러진 개망초의 꽃무리~~ 장관이었다.
어우러짐을 늘 생각하게 하는 멋진 꽃들 사이에서
기념 컷도 담고...
괴산에 연리지가 있다는 얘길 들은 기억이 나는데 드디어 조우~!!!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을 하면서 '연리지'란 단어는 그냥
스치는 단어가 아닌 내 가슴에 각인된 숙제 또는 축제처럼 스며버렸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한 가지로 이어져 자리다툼을 하지 않고 서로
어우러져 상생하는 것처럼, 지역사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것이
바로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이 아니던가 말이다.
반가운 마음에 고인돌 쉼터에 있는 연리지를 몇 바퀴 돌았는지 모른다.
우리의 길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그리 되리라는 믿음으로 나가리라는 마음..!!!
소나무동산에 들어서니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는 나리꽃~!!
초록이들 사이에서 화사한 주황색의 나리꽃이 어찌도 곱던지...
절로 미소가 나왔다.
잘 닦여진 길을 따라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기만 하면되는 우리들.
눈이 편안하니 마음조차도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예상치 않은 행보에 샌들이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길은 걷기 좋아서
조금 더 여유롭게 움직이며 즐기기로 했다.
예산의 예당국민관광지가 살짝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이기도 했다.
우린 불어오는 바람에 살짝 맺힌 땀방울을 식히며 그렇게 걸었다.
눈앞으로 펼쳐지는 평안한 초록의 풍경이 싱그러워 힘이 들지 않았다.
정갈한 길을 걷는 것 자체가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켜준다고나 할까.
기회가 된다면 눈에 보이는 곳을 따라 등산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산막이마을까지 가는 길을 옛이야기 들려주듯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다.
작은 안내판 하나도 그냥 스치지 않으면서 길을 걸었다.
그것이 산막이옛길을 걷는 묘미란 생각이 시간이 지나니 더욱 든다.
산막이마을로 가는 방문객들이 심심치 않도록 구간구간별로 세워놓은
안내판이 정겨웠다.
작은 연못도, 호랑이가 금방이라도 내게 달려들듯한 호랑이 굴도, 약수터도
옛길을 거니는 방문객들이 살짝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반겨주고 있었다.
그냥 두면 우리 시골집 앞산이었을 것인데
이렇게 잘 활용을 하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는구나 싶었다.
괴산댐을 죽 따라도는 풍경이 참으로 평온함을 안겨주었다.
물과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역시 최고다.
별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잘 정돈된 길을 따라 호흡을 가다듬으며 걷는 자체로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를 충분히 충족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스치는 풍경이 아쉬워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풍경을 담노라면
내 눈이 풍경을 담기 전에 퐁당 그들에게 빠져 헤엄을 치고 있었을 뿐.
이런 풍경을, 이런 길을 너무 좋아하는 내겐 최고의 선물이었다.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멈추었던 등산에 대한 아쉬움을 풀 수 있는
대안이 이런 둘레길을 걷는 것이었다.
몇 해 전에 돌았던 지리산 둘레길도 떠오르고... 내 사랑 대청호의 둘레길도
아울러 떠올랐다.
4km의 길이 그다지 멀지 않게 느껴진 것도 또한 풍경이 주는 안위때문이었으리라.
화려한 꽃이 반겨주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깊이 있는 초록이의 터치가
마음 곳곳을 신선하게 채워주었다.
이정표에 표시된 대로 따라가다 보니 벌써 산막이 마을이 가까워짐을 알겠다.
아쉬움을 표현하자 돌아갈 시간을 생각하면 서둘러야 한다는 남편의 현실적인
말에 화들짝 놀라 시간을 보니 제법 흘러있었다.
하지가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잠시 잊고 있었구나 싶었다.
앞서 가는 두 사람의 발자욱을 따르는 일이 편안하고 좋았다.
산막이마을에 들어서니 우리를 반겨주는 당산나무~~!!
소원을 담은 소원지들이 저녁 바람에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며 흔들리고 있었다.
우리도 각자의 소원을 담아 소원지를 달고 잠시 쉬었다.
늦게 출발한 덕분인지 우리의 뒤를 따르는 사람은 더 없었고
운행하던 유람선도 이미 기적을 멈추어 주변은 우리의 소리 외엔
다른 소리조차도 없이 한적했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왔더라면 여유롭게 돌았을 길인데...
생각지 않은 선물을 받은 것으로 만족을 해야 했다.
이상하게도 돌아오는 길은 같은 거리인데도 짧다는 생각이 든다.
심리적 거리가 주는 위안일 것이다.
점점 더 초록이 둔탁한 색으로 바뀜을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짐작할 뿐이었다.
깔끔하게 나오던 사진도 빛이 약해지면서 점을 찍은 듯 흐려지고 있으니...
그럼에도 길을 걷는 그 자체가 좋아 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졌다.
우리를 뒤따르는 사람도 없으니 노래 좀 흥얼거림이 나쁠 것이 있으랴.
괴산의 산막이옛길....
이 길은 확실히 내겐 생각지 않은 우연한 선물이었다.
그런데 그 선물 덕분에 마음이 환해져 며칠간은 그 자체로 행복할 것 같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풍경이 그것을 말해준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일주일이 지난 오늘이지만 풍경을 보는 나는
연신 미소를 흘리고 있을 뿐이고...
더위에 지친 사람들,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
가족과 또는 가까운 사람과 마음의 여유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가면
참 좋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에게 문자를 남겼다.
'괴산'이란 지명만 들으면 떠오르는 친구,
낭랑한 목소리와 그 목소리만큼 정갈하고 진솔한 삶을 살아가는 나의 벗.
자기를 떠올려줘서 고맙다는 친구의 문자.
그것으로 족하다.
서로 각자의 삶을 사느라 만남도 또한 어렵지만 이렇게 톡을 남기며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좋은 풍경이 있으니 좋다.
다시 또 휴일이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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