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시나요?

-능소화, 자귀나무의 존재의 의미를 알려주신 그분께...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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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달리다가 저도 모르게 멈칫했습니다.

주황색의 곱디 고운 능소화가 물방울 머금고 담장을 넘어

빼꼼 고개를 내밀고 저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능소화의 슬픈 전설을 알고 나서는 능소화의 고운 색이

어찌 그리도 처연하게 느껴지던지요.

어느 곳을 가든 능소화가 덩굴을 휘감아 올라 곱게 핀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쿵하게 내려앉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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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님을 그리워하는 능소화의 그리움이 빗방울에 대롱대롱 맺혀

곱디 고운 그 꽃색이 더욱 처연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능소화의 슬픈 전설을 처음 접하게 해주신 고운님~~~

잘~~~ 지내시나요?

글방에서의 인연이 곱디 고운 인연을 만들어 만남까지 이어졌건만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 다시 일상에 쫓겨살면서 다시 소원해지기...

그런데도 해마다 능소화 곱게 피는 달이면 고운님 떠올라

부치지 못하는 연서를 늘 마음으로 써서 보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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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능소화는 이렇게 빗방울 함빡 머금은 모습을 담았습니다.

제 그리움의 농도가 이렇다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척박한 제 마음밭에 고운 꽃 존재를 알려주신 고운님...

능소화 빼꼼 담장을 넘긴 모습이 마치 제 모습 같아서 더욱 애처롭게

다가옵니다.

그런데도....

능소화의 존재를 알려주신 고운님은 늘 그 자리에서 자애로운 미소 지으며

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능소화에 고운님 미소 살폿 어우러져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는

그녀가 그냥 그렇게 붙박이처럼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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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너무 맑아서 차마 집안에 머물 수 없었습니다.

파아란 하늘 아래로 흰구름이 자꾸 저를 불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들과 드라이브에 나섰습니다.

가다가 가다가 자꾸 멈추고 싶은 풍경이 있어 머뭇거리다가

결국 갓길에 안전하게 주차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차마 지나칠 수 없는 마음,

자귀꽃처럼 고상하고 자애로우신 님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냥 자귀가 피었을 뿐인데 해마다 저는 가슴앓이를 합니다.

고운님을 향한 가슴앓이~~!!!


자귀꽃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시청에 갔을 땐 이미 조금은 진 상태였고

그 조차도 사진으로 담기엔 어둠이 내려 아쉬움만 잔뜩 안고 왔더랬습니다.

그런데 천변에 곱게 핀 자귀나무꽃을 보니 차마 스칠 수 없었습니다.

파아란 하늘과 흰구름이 잘 어우러진 하늘 아래로

산들산들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리는 자귀나무의 부름을 거부할 수 없었지요.

어쩜 이리도 색이 고울까요?

그 고운 꽃에 투명의 물감을 묻혀 당신을 그리고 싶어졌습니다.

떨어진 꽃조차도 우아함을 버리지 못한 그 아름다움에

제게 이들의 존재를 알려주신 고운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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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월의 끝물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주말이면 7월로 접어듭니다.

해마다 6월이면 고운님 앓이를 하게 만든 능소화와 자귀나무를 만날 수 있어서

잠시 행복하고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장애가 있는 아들과의 힘겨운 삶을 살아갈 때 꽃처럼 다가와 맺은 인연으로

늘 마음을 힐링하게 하는 좋은 글과 사진으로 선물을 해주신 님을 잊지 못합니다.

해바라기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당신이 보내신 해바라기 액자를 받고

아버님의 제사 준비를 하다 말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십여 년이 다 되어갑니다...


고운님~~

전화 한 통이면 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도 차마 전화가 되지 않습니다.

우린 글로 만나서 글로 제법 많은 햇수의 인연을 맺었고

그 인연으로 귀한 만남까지 이어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단지 글을 썼을 뿐인데 글의 힘을, 글의 온화함을, 글의 자애로움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해주셨던 님이 계셨기에 오늘의 제가 있습니다.

오늘은 고운님께 문자를 보내야겠습니다.

제 그리움 가득한 문자를 그렇게 보내야겠습니다.


문득 영화 [러브레터]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릅니다.

'잘 ~~ 지내고 있나요?'

님이 계시는 그곳을 향하여 마음의 그리움을 담아 저도 불러봅니다.

잘 지내시지요?

잘 지내셔야지요...

몸이 아프셨다는 말씀 전해 듣고 참으로 마음이 아팠었는데...

이제는 잘 지내시지요?

늘 건강과 사랑이 함께 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고운님을 떠올리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능소화와 자귀나무를 보며 고운님께 진한 그리움을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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