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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풍덩~~~~ 초록이 속으로...
-대청호 가래울(대청호 둘레길 6-1)
by
최명진
Jul 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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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양파 같은 그곳,
바로 대청호이다.
규모만큼이나 골속 골속으로 들어가면 좋은 풍경이 많은 곳이다.
시원한 바람과 초록그늘이 주는 여유로움이 참 좋다.
그래서 가끔 휴식을 취하고 싶거나,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거나,
순간 떠나고 싶을 때 가는 곳이 대청호이다.
여름이다.
강렬한 태양을 발라 윤기를 더한 초록이 진한 유혹을 보내는
일요일 오후~!!!
가끔은 내 머릿속 생각을 훔치는 것 같은(?) 남편의 제안에
두 말없이 출발했던 곳이 또한 대청호였다.
부창부수~~!!
가끔 남편과 나를 지칭하는 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말이다.
함께 갈 수 있으니 좋고, 의견 일치가 빠르니 더욱 좋다.
그만큼 대청호는 우리에게 최고의 휴식지이다.
추동의 가래울 길에서 차를 멈췄다.
그곳에 가면 초록나무들이 만들어준 그늘 아래를 걸을 수 있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부채질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비가 잦아서 그냥 보기에도 대청호는 여유로워 보였다.
역시~~
대청호 둘레길 6-1번에 해당하는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길이 잠겨있었다.
7월에 이렇게 길이 잠긴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잠긴 길 위로 길을 잠식한 물들이 초록 나무들의 얼굴을 비춰주는
거울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비록 갈 길은 끊겼지만 그것도 좋았다... 돌아서 가면 되니까.
예전 같으면 최대한 수면 가까이 걸었는데 이번엔 그럴 수 없었다.
제법 수위가 있도록 물이 차서 우린 산길로 걸어 들어갔다.
어느 곳을 가든 다양한 길이 있으니 상황에 맞춰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산속으로 들어가니 초록이들의 부채질이 좋았다.
다만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드는 하루살이들의 환영식이 불편하긴 했지만.
산길로 들어서니 호수를 바라보는 묘소를 만날 수 있었다.
그 옆으론 수목장을 한 분의 나무도 볼 수 있었다.
절로 마음을 가다듬게 하는 풍경이었다.
물에 잠겨 끊긴 길 덕분에 우린 그동안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따라
걷고 걸었다.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차마 떠날 수 없어서...
예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넉넉히 드러난 포슬한 바닥 위로 발도장을
찍으며 걸었다면, 이번엔 여유롭게 잠긴 바닥 덕분에 나무 그늘을
최대한 가까이로 하면서 걸었다.
두 남자의 뒷모습에 물든 초록이 보는 나를 시원하게 해주었다.
덕분에 물에 잠긴 나무들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물도 깨끗했다.
물에 비치는 모습도 좋았다.
특별히 가져온 것도 없기에 우린 그냥 최대한 발걸음을 늦추고
깊은 호흡을 하면서 풍경을 담고 담았다.
아들도 겅중겅중 발걸음을 옮기면서 환하게 웃었다.
난 소녀감성으로 물 가까이로 최대한 다가가서
물끄러미 풍경을 바라보았다.
나도 모르게 가늘어진 실눈 사이로 스며드는 풍경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좋다, 좋다...!!!
물에 잠겨 얼결에 작은 섬이 된듯한 곳에 가려고
이길 저길을 찾아 들어갔지만 결국 그 길을 찾지 못하고
우린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 가기로 했다.
그냥 멀리 봄만도 좋은데 굳이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었다.
한낮의 햇살이 등으로 창처럼 꽂히고 있음을 그늘에서
벗어나는 순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더운 날이었음을... 초록그늘이 준 힘이 대단했음을...
어느 곳에서나 어느 풍경에 잘 어우러지는 개망초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 보답으로 너를 담아주마~~!!!
곧 이보다 더 쨍한 여름이 오겠지.
아마도 아마도... 우린 다시 이곳을 여러 번 찾을 것이다.
휴식과 더불어 눈의 피로를 맘껏 풀 수 있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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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초록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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