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금강변을 걷다
-홀로의 시간을 즐기다.
by
최명진
Aug 11. 2016
아래로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설렘의 연속이자 긴장의 연속.
그럼에도 늘상 같은 곳이 아닌 다른 곳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긴장과 설렘을 경험할 수 있으니 진정한 묘미가 있다.
다시 공주교육청으로부터 연락이 왔을 때 나도 모르는 설렘이 있었다.
이번엔 금강변을 꼭 걸어보리라는 것이었다.
늘 눈앞에 두고도 그냥 스캔만 했었는데
이번엔 꼭 걸어보고 싶었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여유롭게 출발한 데다가 생각보다 막히지 않아
내 꿈은 드디어 이뤄졌다.
얼른 금강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반가운 마음에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도 모르는 척하며 걸었다.
얼마나 좋은가.
비록 일 때문이지만 혼자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났으니...
더구나 아침이어서인지 금강변은 참으로 한가로웠다.
강변 너머로 보이는 공산성~!!!
이렇게 그들을 조금은 고즈넉이 담아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그 소원이 이뤄진 것이다.
백제문화제를 하면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을 하지만
한적한 한여름 아침의 고즈넉한 풍경도 아름다웠다.
내가 서 있는 곳은 햇살을 피할 곳이 없었지만
공산성에 들어서는 순간 맞을 수 있는 녹음의 그늘이 그려져
절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이런 내 마음인 양 붉디 붉은색으로 하늘을 향해 오른 능소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풍경에 한컷의 화룡정점을 제공한다.
이렇게 더운데 금강변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땀을 흘리시는 분들.
문득 여유롭게 걷는 내가 미안해져 살짝 발걸음을 멈추었다.
저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훌륭하게 축제도 치러내고
이렇게 여유로움으로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으리라.
초록이 터널 속으로 살짝 들어가 보았다.
유일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었다.
그 터널 너머로 보이는 공산성의 모습이 또한 이채로웠다.
몽글몽글 솟은 땀방울을 훔치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비록 40여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했다.
누군가가 함께해도 좋겠지만 가끔은 이런 온전한
나만의 시간도 의미롭고 소중한 것 같다.
조금 더 여유를 부리고 싶었지만 예정된 교육에 홀로의 산책을
마쳐야 했다.
산책을 하면서도 내용의 순서를 확인하고 어떻게 교육을 진행할지를
허공에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걸었던 것 같다.
장애자녀를 키우는 부모들과의 만남은 늘 하고픈 만남임과 동시에
더욱 긴장이 되는 교육이기도 하다.
짧은 여름 오전의 온전한 혼자만의 산책은 참 좋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기온이 조금만 낮았다면 더 여유롭게
강변 산책을 즐겼을 텐데 내 온몸으로 쏟아지는 따가운 햇살 덕분에
몸과 마음이 잠시 갈등을 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마치 척박한 현실을 온전히 온몸으로 맞으며 살아가는 장애 부모님들 같은...
단출한 분들과의 만남이었지만 장애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온몸으로 보이시는 모습에서 다시 나의 역할을 돌아볼 수 있었다.
금강변 산책~~!
그리고 장애부모님들과의 만남....
부모님들과 교육을 통해 만났던 이야기를 담당자에게 전하며
더 나은 특수교육의 현실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변화를 원하지만 '과연 우리의 미진한 힘이 변화를 만들게 될까'
수도 없이 물음표를 달고 사는 어머님들과의 만남.
그럼에도 변화의 주체는 바로 우리 부모임을 난 힘주어 말했었다.
여유로운 금강변의 산책과 열정적인 엄마들과의 만남.
따가운 햇살이 게으름 피우지 않고 쏟아내는 열정과
한 가지로 이어짐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keyword
산책
금강
공주
댓글
3
댓글
3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최명진
취미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포토그래퍼
해바라기를 사랑하는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엄마의 세상 만나기
팔로워
1,059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논픽션의 현장체험을 하다.
고맙고 사랑스러운 나의 분신에게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