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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아들과 엄마의 세상만나기
장애학생을 위한 계절학교를 마치며..
-폭염 속에서 마친 계절학교
by
최명진
Aug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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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더위다.
아마 집에 있었다면 벌써 더위를 먹었을 듯.
하늘의 한가로운 구름조차도
더위를 떨구러 온 전령사처럼 느껴지는 시간.
계절학교의 하이라이트인 1박 2일 캠프를 떠났다.
몇 번을 확인했지만 다음날 학생들의 하교를 보기 전까지는
긴장의 연속이다.
올해 캠프장소는 청양의 숭의 청소년수련관~!!
어제 그져께 3주간의 계절학교를 마치며 총괄평가를 할 때
숙소의 청결, 냉방, 음식에 대해서 좋은 평이 나와서 좋았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휠체어가 오르 내기기엔 너무 가파른 경사....
휠체어 학생을 맡은 선생님들께 누차 주의를 요했지만
많은 고생을 해야 했다.
어쨌거나 아무런 사고 없이 행사를 마쳤고
끝까지 정신 집중해서 학생들과 함께한 학생 교사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해가 갈수록 욕구는 늘어나고
우리의 숙제는 많아져간다.
참여한 학생 모두가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했다.
위기탈출 체험이나 물놀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
소리에 민감한 학생들,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학생들을 파악해
그들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대체 프로그램까지 준비를 했다.
결과적으로 대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의 참여를 독려했던 것들은
나름 좋은 효과를 얻었지만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학생들에겐 물놀이가 역시 단연 기다렸던 프로그램이었다.
진행을 하는 운영팀의 입장에선 가장 긴장이 되는 시간~~!!
1:1로 학생과 선생님이 매칭이 되어서 최대한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목을 빼고 기다렸던 순간이어서인지 끝까지 나오기를 거부한
학생 덕분에 약간의 실랑이를 했지만 웃음이 났다.
얼마나 좋으면 나오지 않으려고 저리 뱅글뱅글 돌고 버틸까.
그 모습조차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가장 내 심금을 울렸던 시간은 저녁식사 이후의 장기자랑 시간이었다.
그동안 아침의 레크댄스 시간을 이용해 준비해온 각반의 장기를
자랑하는 시간이었고, 학생들 모두가 참여하는 의미로운 시간이다.
캠프에 모두 참여하지 못해서 조금은 아쉬움은 있었지만
참여한 학생 모두가 함께 즐기고 격려하는 시간.
역시 올해도 많은 끼를 분출하는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참여가 어려웠던 학생도 있었고,
그 학생을 기다리기 위한 인내의 시간도 늘 함께한 시간이었다.
특히나 내 가슴에 심쿵하게 다가왔던 장면이 있었는데
일선 학교에서 교사와의 갈등으로 많이 어려워하는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이 장기자랑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흥을 맘껏 뽐내는 장면이 내게 깊이 스며들었다.
학교에선 과연 저 학생이 자신의 끼를 얼마큼 뿜어낼 수 있을까?
선생님은 학생의 저 장기를 알고 계실까?
고집이 세고, 자신이 처음이 아니면 힘들게 한다는 그 학생의
그 장점을 알고 얼마나 함께 하실까?
보여드리고 싶고, 그를 통해 학생이 학교 적응을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절학교를 하다 보면 늘 회의 때마다 회자되는 학생들이 있다.
장애적 특성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이 있거나 행동특성이 있어
어린 학생 교사들을 당황케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해를 거듭해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약방의 감초처럼 올라왔던 학생이
이번에는 훨씬 발전한 모습을 보여 감동을 주기도 하고,
생각지 못했던 학생이 어려운 행동으로 새롭게 부각되기도 한다.
성장과정에서 있는 사춘기, 의사소통방법의 어려움, 컨디션 등의
상황에 따라서 학생들의 모습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캠프를 다녀와서 다시 만난 학생들에게 캠프에 대해서 물으니
다시 그곳에 가고프다고 말했다.
특히 계절학교에서 좋았던 점을 묻자 물놀이와 장기자랑을 말했다.
다시 가고 싶다고, 다음에도 꼭 가겠다고 말하는 학생들,
그 학생들의 환한 미소와 기대감에 우리의 숙제는 다시 얹어진다.
즐겁게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장기자랑을 통해 묵혔던 스트레스를 확확 날리는 학생들을 보면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순간순간에 하곤 한다.
올해는 유난히 더웠다.
이렇게 더웠던 여름이 있었나 싶었다.
다행히도 올해 빌렸던 학교의 냉방이 좋아서 어려움을 덜 수 있었다.
그리고 별다른 일 없이 마무리된 것에 감사한다.
그럼에도 소소하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다시 다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학생과 학생 교사가
최고로 칠 수 있는 멋진 계절학교를 위해서...
지난 9년을 돌아본다.
여름, 겨울방학을 온전히 계절학교에서 보냈던 내 시간들.
많은 부모님들, 학생, 학생 교사들을 만났다.
그 귀한 인연 덕분에 지금의 계절학교가 있고 발전이 있었다.
그럼에도 각각의 입장에서 오는 불편함과 어려움들을
풀어가기 위한 노력은 늘 진행형이다.
장애학생들에겐 최대한 즐겁고 유익한 3주가 되길,
학생 교사들에게는 유익하고 실제적인 현장의 경험과 관계 형성을,
부모님들껜 휴식과 더불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다음 19회는 또 어떤 모습일까?
다음 계절학교에서 만나자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떠난 학생들과
다음 계절학교에서도 학생 교사로 참여하겠다는 학생 교사들과
더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길 희망하는 부모님들...
서로가 조금 더 노력하고 소통하기 위해 함께 한다면
정말 행복하고 최대로 즐거운 학교가 될 것이다.
그 아름다운 소통과 발전을 위해 나도 내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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