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며칠 사이에...

-갑자기 날아온 가을 느낌

by 최명진
20160826_114817.jpg
20160826_115305.jpg


지난 금요일,

양평으로의 일정을 위해 일찍 기차를 탔다.

분명 대전에서 출발할 때는 거센 소나기가 내려

우산을 받치고도 가방과 옷이 흥건히 젖었었는데...

서울에 도착하니 하늘이 너무 맑은 것이다.

게다가 피부를 스치는 공기조차도 서늘한 느낌.

고개를 들어 본 서울역 창으로 스며든 하늘이

어찌나 맑고 아름다운지...

나도 모르게 한 컷을 담았다.


20160826_104924.jpg
20160826_122600.jpg
20160826_124532.jpg
20160826_133459.jpg
20160826_133638.jpg
20160826_140302.jpg
20160826_140501.jpg
20160826_140620.jpg


양평으로 가는 길은 대전에서 서울로 오는 시간의 두 배.

여유를 가지고 경의중앙선을 기다려 탔다.

한 번 환승을 한 뒤로는 여유롭게 갈 수 있는 상황.

가방 속으로 넣었던 책 한 권을 꺼내 들고 나만의 여유를 즐겼다.

자투리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닌데 지속해서 읽으면

좋을 것들은 쉽게 열기가 어려웠었는데...

덕분에 책이랑 친구가 되었다.

그러다 간간히 고개를 들어 차창밖의 하늘 풍경을 바라보니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20160826_141938.jpg
20160826_142140.jpg


드디어 목적지인 용문역에 도착~!!

피부로 스치는 바람은 싸늘해 며칠 전의 더위에 대한

푸념은 순간 너무 과한 투정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처서를 기점으로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과

멀찌기 올라간 맑은 가을 하늘~!!!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다던 어느 작가의 표현이 절로 떠올랐다.

차를 기다리면서 나도 모르게 다시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그냥 빠져들었다.


20160826_205651.jpg
20160826_205717.jpg
20160827_071103.jpg
20160827_071235.jpg


양평영어마을에서의 하룻밤.

이토록 진한 정적을 맛볼 수 있을까?

자원봉사자 교육을 마치고 온전히 내게 주어진 시간.

갑자기 훅 몰려든 피로에 먼저 받은 숙소 키를 들고 입장.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냥 잠에 빠져들었다.

잠깐 똑똑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가 펼쳐 든 책을 읽고

그렇게 난 깊은 정적의 밤에 잠에 빠져들었다.

무언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상상하기, 책 읽기, 검색하기...

다른 것은 없다.

넘치는 정적에 내게 주어진 휴식 시간은 온전히 낯섦에

적응하느라 보낸 느낌~!!!


20160827_071313.jpg
20160827_071907.jpg
20160827_072013.jpg
20160827_071935.jpg


아침 산책을 나섰다.

기온차가 크니 벌써 이슬이 내렸나?

먼저 진 낙엽에 살포시 이슬이 내려 방울방울 맺혔다.

잠시 후면 장애. 비장애 형제들의 즐거운 함성으로 가득 찰 공간.

그 공간을 위해 심호흡을 하는 정적의 공간이 이채롭다.

언덕 위의 어린 왕자도 그들을 기다리는 것일까...

햇살이 부시다.

그리고 그 햇살이 다숩다.

움츠린 몸에 살짝 닿을 뿐인데도 느낌이 다르다.

이렇게 빨리 가을이 올 줄이야...


20160827_082024.jpg
20160827_082045.jpg


다시 돌아온 숙소...

내가 나갔을 때보다 더 부시고 환한 햇살이 창을 통해

휘장을 드리웠다.

나도 모르게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그 햇살을 나눠 받았다.

참으로 따습다.

그 며칠 사이에 이렇게 사람이 간사하게 변하는구나.

이는 나의 간사함보다 며칠 사이 얼굴을 완전히 바꾼 일기가

더 큰 원인 이리라.

햇살 아래 드리워진 그림자조차도 햇살이 좋은지

그렇게 잠시 여유를 내어 정지해 있었다.

아, 가을이 문턱으로 온 것인가...



20160827_072835.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