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길을 걷다

-공주 사곡면 코스모스길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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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김상희의 [코스모스길]~!!

주말과 휴일이면 아들을 위해 우리는 늘 어딘가로 가야 한다.

그러한 숙제를 푸는데 일조를 하는 남편,

신문에서 공주 사곡면의 코스모스길을 보았단다.

아니 가볼 수 없음이라...

그렇게 차를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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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정갈하게 규모 있게 꾸며놓은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에 더욱 마음이 갔다.

밤의 고장답게 밤 출하가 한창인 사곡면의 시내를 따라

한들한들 흔들리는 코스모스의 춤사위~~!!

참 정겨웠고 어여뻤다.

코스모스가 가지고 있는 순수하고 갸녀려 안아주고픈 풍경.

나도 모르는 내 속의 소녀가 폴짝폴짝 뛰며 그들을 향해 달려갔다.

하늘이 맑지는 않았지만 적당한 바람이 머릿결을 어루만져주는 행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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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을 더 콩덕이게 하는 풍경은

가을의 알곡들이 튼실하게 열매를 맺는 풍경.

노오란 황금들판을 배경으로 코스모스가 그들의

좋은 결실을 축하라도 하듯 하늘거린다.

빼꼼 얼굴을 내민 유홍초도 어여쁘고 귀엽다.

살포시 앉아 잠시 내게 모델이 되어준 잠자리도 어여쁘다.

공사를 위해 서 있는 포클레인의 주황색조차도

이미 예약된 풍경처럼 잘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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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녀린 코스모스를 쉴 새 없이 찾아 날아드는 벌.

벌들의 작업이 마냥 신기해 담고 또 담아본다.

코스모스의 대표주자 격인 연분홍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붉은 코스모스, 흰 코스모스가 격을 더하고 있었다.

이 정겨운 풍경을 찾는 이는 드물었지만

이렇게 우리가 초연한 방문자가 되어 그들을 맞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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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길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한다.

덕분에 나는 걷는다.

코스모스길 옆으로 툭 떨어진 밤송이가

빼꼼 얼굴을 내민다. 보기만 해도 탐스러운 밤톨이 어여쁘다.

쭉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데 걷는 걸음마다

행복 도장이 찍히는 것 같다.

산들바람이 그들의 마음을 흔들어

내게도 조용한 파장을 전한다.

이심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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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키가 크고 갸녀린 코스모스가 앉은뱅이처럼

낮아진 모습으로 우리를 맞고 있는 모습은

편안함과 더불어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곤 한다.

냇가를 따라 서로 어우러진 코스모스...

툭 떨어진 코스모스 잎이 유홍초 옆에 있으니 거인처럼 보인다.

그래도 그들의 어우러짐이 어여뻐 다시

감성쟁이 셔터는 연신 눌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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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이 별로 없는 한적한 시골의 코스모스길.

덕분에 제법 운치 있게 즐길 수 있었다.

주욱 이어진 길을 따라 코스모스와 하늘과 황금들녘이

어우러진 풍경은 내 마음을 여유롭게 해주었다.

물론 덕분에 너무 더딘 걸음에 두 남자를 기다리게 했지만

그럼에도 차마 포기할 수 없는 여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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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가까이 있는 마곡사에 들렀다.

때마침 저녁 예불이 시작될 즈음이었다.

저녁 타종도 듣고 마음도 정갈히 합장을 했다.

곧 있은 커다란 행동에 대한 마음도 다잡으면서

아들과 백팔배를 올렸다.

간간히 백팔배를 하는 등 뒤로 스치는 가을바람.

그리고 서서히 찾아드는 어둠.

일정을 정리하고 돌아서는 앞으로 장승마을의

휘헝한 불빛이 나그네를 잡았다.

가을의 속삭임...

그냥 스칠 수 있는 것이 없구나.

그래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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