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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마음이 시키는 대로...
-고개를 숙이고 바라본다...
by
최명진
Oct 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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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꽃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시골집에 갔다가 만난 괭이밥.
참 귀엽고 앙증맞다.
그를 만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매너를 발휘해야 한다.
바로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걸으면서
가만 내려다 보기...
너무 작아서 성큼성큼 한 발걸음으로는 만날 수 없다.
너무 작아서 앞을 보고 가다간 만날 수 없다.
너무 작아서 마음이 급한 사람은 볼 수 없다.
가끔,
발걸음을 늦추고 고개를 땅으로 떨군 채 바닥을 살핀다.
내 삶을 관조하고 싶을 때...
그러다 고은 시인의 [그 꽃]이란 시가 떠올랐다.
무심히 스치면 보지 못한 꽃,
앞만 보고 내지르면 보지 못할 그 꽃.
괭이밥이 삶의 안단테를 외친다.
안단테, 안단테, 안단테~~!!!
삶은 때론 그래야 하리라.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광화문 농성장이
오늘로 1529일이 된다...
서명을 받기 위해 가만히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안단테를 마음으로 되뇌었다.
그들은 지나치며 우리를 보겠지만
나는 우리를 스치는 그들을 바라본다.
빠르게 지나치는 영상 같다...
어. 디.로 그.렇.게. 바.쁘.게. 가.나.요.???
아무리 바빠도 바쁜 마음으로 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우리네 삶도 때론 이와 같으리라.
노곤한 몸을 이불속으로 구겨 넣고 눈만 멀뚱멀뚱 거리며
폰으로 소식들을 확인하다가 다시
나도 모르게 다시 읊은 시 한 수....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때론 마음에 안단테를 달고
고개를 숙여 혹여 스칠 내 삶의 괭이밥 같은 이들을
돌아보자.
그들 모두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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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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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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