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계절이 가기 전에...

-가을 갑사를 다녀오다.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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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간다.

이러다가 마중 나온 겨울과 만나면

겨울이 그 자리를 대신하리라.

'춘마곡, 추 갑사'라고 했던가.

남편이 툭 던진 말 한마디에 훌쩍 떠나 간 갑사...

학창시절 '갑사 가는 길'이란 수필을 만난 적이 있었지.

그리고 그 갑사에 홀연히 다녀온 언니를 통해서

그 풍경을 접했던 것이 벌써 30여 년 전이다...

가을 갑사는 어떨까?

내 눈으로 담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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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단풍나무 한 그루가 주는 아름다운 풍경.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그 나무 아래서 추억을 담는다.

나도 그들의 일부가 되어 몇 컷을 담는다.

타는 듯한 붉은 단풍....

마음에 불을 지핀다.

솔솔 풍겨 나오는 낙엽 타는 냄새~~!!!!

갑자기 피천득의 [낙엽을 태우며]란 수필도 떠오르네...

나무 한 그루가 주는 위안에 마음을 녹이는 사람들.

그 풍경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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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앞둔 시점이라서 그랬을까?

구절초 향 은은한 그 앞으로 보이는 소원초가

내 마음인 양 곱게 타고 있었다.

누군가의 소원초에 내 마음도 사알짝....

아들과 대웅전 법당에 들려 마음을 내려놓고

정성 어린 백팔배를 했다.

살포시 고이는 땀조차도 감사한 시간.

그 마음으로 아들도 자신의 시간을 보내리라 믿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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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갑사'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풍경에 절로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무는 잎을 떨궈내면서 몸을 가벼이 하고 겨울을 준비하고,

나는 그들의 풍경에서 오는 경외감에 이 해를 보낼 준비를 한다.

모두에게 주는 겨울의 의미는 비움과 더불어 되돌아봄이 아닐까 싶다.

타는 붉은 단풍 덕분에 잠시 휴식을 취하며 앉아서도

콩당이는 설렘과 다가오는 겨울에 대한 생각으로 분주하다.

그래도 얼마나 즐거운가.

그 시간을 갑사에서 보낼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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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위로 보이는 풍경이 참 좋다.

그냥 이렇게 고개를 들어 바라봄이 좋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기를...

가끔은 무심히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깊은숨 쉬어보고

가끔은 무심히 내가 걷는 땅을 내려다보며 심호흡 한 번 할 수 있기를...

갑사의 단풍에 훅하고 끼치는 고마운 감성.

그 감성을 척박한 삶에 살며서 꺼내어 펴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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