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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간월도와의 짧은 만남
-물길이 들어오면 갈 수 없는 곳...
by
최명진
Dec 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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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과 휴일이면 우리 가족은 누구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묻는다.
"어디 가고 싶어?"
어차피 주어진 시간 가족과 짧은 시간 이마나 바람을 쐬는 것은
어쩜 둘째 아들이 준 선물일지도 모른다.
장애가 있는 아들 덕분에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하는 습관이
이제는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나 할까?
큰 아들이 그런다.
"간월도요....!!!"
간월도~~
내가 참 사랑하는 곳이다.
작지만 아담하고도 마음이 푹 담기는 느낌이 있는 곳.
간월도 석양이 참으로 아름다웠고,
그곳에서의 백팔배도 늘 나를 쓰담쓰담해주었던 곳이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다행히 길은 열려 있었다.
다행이다.
예전엔 뗏목으로 이동을 했었는데
위험하다고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물때를 맞추지 못하면 가까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곳이 되었다.
아들과 눈이 마주쳤고 우린 그렇게 법당을 향해 갔다.
백팔배를 하기 위해서...
마음을 가다듬고 정진하기에 참 좋은 백팔배~!!!
그런데 우리의 마음과는 달리 시기가 맞지 않았나 보다.
법당에 들어서려는데 스님이 곧 물이 들어온다며
얼른 나가라고 하셨다. ㅠㅠ
안타까움을 안고 돌아서는데 한 무리의 참새떼가 마치
나무의 열매처럼 어우러져 있었다.
아쉬움을 대신하는 풍경 하나를 찍고 돌아섰다.
내 눈에 들어오는 사랑스러운 작은 것들도 놓치지 않으면서...
아쉬움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래...
물이 차오르는 것을 담아보자.
아들과 나는 그렇게 서서히 길이 닫히는 것을 바라보았다.
서서히 물이 스멀스멀 서로를 향해 손짓을 하더니
견우직녀의 안타까움처럼 다가서고 있었다.
길이 물길에 거의 닫힐 무렵 아들이 그런다.
"저 길을 한 번 뛰어보고 싶어요."
"그러렴. 무리하면 안 돼~~"
어찌 보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물길이 닿으니 순간이었다.
우리가 건넜던 길이 물길에 닫혔다.
간월도엔 스님과 보살님만 남아있겠지...
혹여 나가지 못할까 참새 쫓듯 우리를 내보내는 스님이
조금은 아쉽기도 했지만 금방 닫히는 길을 보니 새삼 고마움이 앞섰다.
우리의 삶에도 때론 길이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하겠지...
간월도의 물길을 보면서 삶을 돌아본다.
그래서 난 간월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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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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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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