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아버지의 으름 터널
사랑은 사랑으로 이어진다...
by
최명진
Jul 6. 2015
으름을 아시나요?
주말이 되면 은근 머릿속에 맴도는 풍경 중의 하나.
바로 친정집입니다.
유난히 친정집이 아른거리는 것은 저를 강렬하게 당기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바로, 으름~~!!!
요 녀석이 우리 친정집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아버지의 으름터널을 발견하고 그 뒤로 수시로 그 녀석들의 안부를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유난히 으름을 좋아하는 자식을 위해서 으름터널을 만드신 울 아버지.
그 아버지의 으름터널은 제게 행복터널이 되었습니다.
친정집에 도착하자마자 대문 옆의 담장의 안팎에 있는 으름터널로 향합니다.
그들이 환하게 웃으며 저를 반깁니다.
어쩜 이렇게 소담스럽고 정갈하게 자랐을까 싶습니다.
친정엄마가 한마디 거듭니다.
"눈 뜨면 이곳에 오고, 시간만 나면 와서 정성을 들이신다.
다 니 아버지 공이다."
엄마가 굳이 말씀하시지 않아도 그 정성이 눈으로 보입니다.
으름꽃이 궁금하시죠?
으름꽃은 4월 말에서 5월 초이면 이렇게 소담스럽게 핀답니다.
향긋한 초콜릿향이 납니다.
꽃은 마치 어린 시절 꽃을 만들었던 미농지로 만든 듯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이들이 꽃망울을 맺을 때부터 전 친정으로 전화해서 꽃이 어느 정도 준비되었는지
묻곤 한답니다.
그리곤 마음이 그들을 향해 달려가곤 하지요.
이제 그들은 청년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 듬뿍 받고 멋지게 성장했습니다.
이번 여름을 잘 나면 멋진 으름으로 재탄생될 것입니다.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저도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이런 모녀의 모습을 보고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이
"외할아버지~~ 엄마~~~"
를 부르며 미소를 짓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이어집니다.
팔순을 훌쩍 넘어버린 울 아버지의 으름터널~~!!
아버지의 사랑만큼 으름이 탐스럽고 소담스럽게 열려 우리를 맞이합니다.
아버지의 얼굴엔 깊게 파인 주름이 세월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주름만큼이나 표현하지 못한 자식 사랑이 깊이 새겨진 으름터널~~!!
그 사랑을 확인하며 아버지의 아픈 손가락이 활짝 웃습니다.
그녀의 또 다른 아픈 손가락인 발달장애 아들도 활짝 웃습니다.
사랑은 이렇게 사랑으로 이어집니다.
마치 울 아버지의 으름터널처럼....
저도 제 아들에게 그런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세상이 장애를 이유로 더 장애물을 만들지 않는 세상을 향해....!!!
댓글
9
댓글
9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최명진
취미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포토그래퍼
해바라기를 사랑하는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엄마의 세상 만나기
팔로워
1,060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한 주간 수고 한 우리에게 박수를...
바닷가 추억...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