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추억...

----추억은 휴식이다.

by 최명진

바닷가 추억#1


난 바다를 좋아한다.

바닷가에서 살진 않았지만

인근에 바닷가가 있었기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대천해수욕장이 가까이 있어도 내 기억엔 없다.

해수욕을 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농사를 짓는 아버지 따라서 주어진 일을 묵묵히 했을 뿐이다.

바다가 내 머리로 들어온 것은

중3 때로 기억된다.




내 인식 속으로 들어왔던 바닷가#2


중학교 때 미술서예반에서 활동을 했었다.

난 서예를 했다.

때마침 문화원에서 대회가 있어 참여를 하게 되었다.

그 준비 과정에서 서울의 모 대학에 다니는 미술 선생님의 시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작은 키에 왜소한 몸이었지만 눈빛만큼은 초롱했던 것 같다.

바다가 눈에 들어왔던 결정적 계기는 그 분이 그리신 그림 덕분이었던 것 같다.

항구를 그린 풍경이었다.

유채화가 아름답다는 것을 그때 처음 느꼈던 것 같다.

물감을 투박하게 짓이긴듯한 그 질감이 바닷가를 더욱 생생하게 하는 것 같았다.

(여전히 나는 미술에 문외한이다)

바다가 내 인식으로 들어온 순간이었다...!!!




바다의 생동을 눈으로 확인하다.#3


방학이었던 것 같다.

그 대학생이 미술반에 나와서 우리를 만났던 것을 보면....

스케치 여행을 간다며 대천항에 간다고 했다.

바다가 그리 아름다운지를 호기심 가득 안고 물었던 덕분인지 동행을 제의했던 것 같다.

바다가 보고 싶었던 나는 그렇게 대천항에 가게 되었다.

살아 움직이는 파도를 온몸으로 느끼며 전율했던 것 같다.

짭조름한 바다내음이 코끝을 스치는데 기분이 좋았다.

비릿한 항구의 내음도 내겐 신세계였다.

모래를 맨발로 느끼며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폐부 깊숙이 바다내음이, 바다 공기가 스몄다.

어찌나 행복했던지...



하루 일정을 마치고 가는....




바다를 새겨준 추억을 접으며....#4


그 진한 바다와의 인연은 그 뒤로 나를 바닷가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한여름의 복잡하고 웅성이는 바다가 아닌

맘껏 바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가을, 겨울 바다가 참 좋았다.

그렇게 자주는 아니지만 나는 바다를 보고 싶어 떠나곤 했다.

겨울이면 뼛속까지 스미는 찬 바람이 좋았고

얼굴을 살얼음처럼 얼리는 그 느낌이 좋았다.

몇 번의 편지를 그 대학생과 주고받았지만 인연은 거기까지...

나중에 그 분이 다녔던 대학을 몇 년 전에 가볼 기회가 생겼다.

'2012년 소셜벤처 경연대회'~~!!!

캠퍼스가 아름답다고 꼭 보여주고 싶다고 했었는데

내가 그 분을 알던 나이의 세 배가 다 된 시점에 우연이 그렇게 만났다.

한 번 꼭 놀러 오라는 그 분의 제안도 촌에서 사는 내겐 그림의 떡이었으니까....







휴식이 되어준 바닷가#5


시간은 흘러 농담으로 흘리는 꺾어진 90조차도 훌쩍 넘어버린 나이가 되었다.

여전히 내게 바다는 휴식의 장소이다.

내 힐링의 장소이다.

아니 내 감성의 보고이다.

그 마음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일까?

유난히 바다를 좋아하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은 틈틈이 바다행을 제안한다.

그러면 나는 주저 없이 바다로 향한다.

피부로, 머리로, 마음으로 스미는 그 너른 바다의 마음을 맘껏 담고 싶으니까.

그렇게 바다에 다녀오면 한 주간의 피로가 풀린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바닷가.

눈만 감아도 그 소리가 그 냄새가 스민다.




석양무렵의 대천해수욕장~~!!



추억은 현실로 이어지고...#6


시간은 무심히 흐른다.

아니 때론 잔인하게 흐른다.

그의 입장에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지만

삶에 쫓기거나 찌들 때면 뜬금없이 시간을 탓하는 나를 만난다.

그럼에도 그 후로 난 바닷가를 가슴에 품고 살게 되었다.

문득 바다가 보고프면 그렇게 내 맘을 전하고

우린 훌쩍 떠나곤 한다.

추억이 추억으로 남는다면 매력이 없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추억 덕분에 웃고, 울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추억은 길게 줄을 늘이고 현실과 조우를 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오늘도 나는 그 추억의 바다에 풍덩 빠져

깊이를 모르는 추억을 현실로 그리고 있다.




추억은 오늘도 나를 현실로 살게 하고 있다....!!!


대천항 인근의 석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