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토피아에 가는 길

-대청호 방축골에서의 힐링 시간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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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대단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가만 앉아서 시간을 보내도록 허락지 않는다.

어딘가로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매력을 뿜어냄으로써

감성쟁이 아주머니를 부추기곤 한다.

어쩌랴~~

그가 부르면 가야지...

원래는 아들과 오월드의 튤립을 보러 갈까 싶었는데

마음이 당기는 곳이 따로 있어 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섰다.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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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힐링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 대청호를 꼽는다.

뭐라 딱히 말하지 않아도 내 시야에 대청호를 담는 순간 흘러나오는 미소.

어쩔 수 없다.

그냥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이끌릴 수밖에...

이런 엄마의 봄바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또한 아들이다.

혼자 나서는 것이 어려우니 늘 동행을 한다.

그러다 보니 아들의 감성도 또한 엄마를 닮아가는 것 같다.

즐겁게 봄이 낸 길을 따라 걸었다.


그냥 일련의 과정처럼 처음 들린 곳은 억새가 아름다운 곳.

대청호 호반길 5-2번 길이 었던가.

억새는 연한 갈색빛을 내고 있지만 그 사이로 삐죽삐죽 솟아오른 연초록 새싹~!!

얼마나 이쁜지 쪼그리고 앉아 담았다.

이제 철을 지난 벚꽃과 그 뒤를 이어 피는 홍도화, 조팝꽃...

시기를 좀 지나친 진달래와 개나리가 합류해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연초록 잎이랑 어우러진 진달래와 개나리의 조합도 최고였다.

더불어 그들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햇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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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달려간 곳은 내 유토피아가 있는 곳,

대청호 방축골....

그런데 심상치 않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차가 밀려 서행을 하다못해 정지해서 기다렸다.

지난해에 열심히 확장공사를 하던 카페가 떠올랐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나 보다 싶었다.

겨우겨우 들어가 주차를 하려 하니 그 넓은 공간이 차로 가득이다.

가만 보니 확장한 카페 말고도 새 카페가 오픈해 있었다.

카페를 찾지 않는 나 같은 이방인들은 머쓱하기 그지없다.

얼른 좁은 공간에 주차를 하고 내 유토피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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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비해서 제법 물이 많았고 그 찰랑임도 무게를 더하고 있었다.

작년에 왔을 땐 물도 적었고, 막 산란을 시작하는 잉어 떼들을 담느라

숨조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담았던 기억이 있는데...

내 유토피아 가는 길도 물에 잠겨 돌아가야 했다.

그래도 감사하다.

물 부족으로 올해 농사를 어렵게 하면 안 되기에...

나의 유토피아도 사람의 발길이 제법 닿아있었다.

연초록 융단을 따라 걷는데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졌다.

행복하다....!!!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은 아들대로 흥에 겨워 폴짝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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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간 커피와 책을 꺼냈다.

제법 바람소리가 셌다.

햇살은 땀을 부르도록 뜨겁고, 불어오는 바람은 머리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바람 좋아하는 아들은 그 바람을 따라 얼굴의 방향을 바꾸며

온몸으로 바람을 맞았다.

적당히 마시기 좋은 온도의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펼쳤다.

도저히 많이 읽지는 못하겠다.

주변의 풍경이 자꾸 내 시선을 강탈하는 탓이다.

그래도 좋다...

감성쟁이에겐 이 모두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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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방문객이 오기 전까지 우린 그렇게 우리의 시간을 즐겼다.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즐겼다.

늘 생각이 닿을 때마다 오지만 늘 감사하게도 힐링을 하고 간다.

얼마나 감사한 장소인가.

부스스 마른 억새를 스치는 바람 사이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내 폰과는 대적이 되지 않는 멋진 카메라를 들고 오신 방문객~~

그분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다시 내 현실로 돌아오는 길...

길게 걸리는 내 그림자가 초록 융단에 아쉬움을 녹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