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생각날 때 가게 되는 곳

-상소동 옛터

by 최명진

환절기여서일까?

아님 피로의 누적일까?

그도 아님 일에 대한 중압감일까?

몸이 물에 빠진 당나귀의 솜이 담긴 봇짐처럼

천근만근으로 무겁다.

딱히 엄청나게 노동을 한 기억도 없건만

정신이 나약해진 것인가...

혼자 엉뚱한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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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일정 때문에 만난 마을기업 대표님~!

오락가락하는 비 덕분에 마음도 싱숭생숭...

커피 한 잔으로 시작된 시간이 이어져

어둠과 만나게 되었다.

내친김에 간 곳이 상소동의 옛터였다.

이곳은 말만 들었지 와보진 않았다는 말씀에

몸이 이끄는 대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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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즈음에 온 적이 거의 없었던 까닭에

옛터의 초록이 새롭게 다가왔다.

내내 밝혀진 청사초롱의 빛도 이리 약할 수가...

그래도 살짝 젖은 바닥과 진초록이 잘 어우러져

보는 눈이 여유롭다.

저 많은 항아리 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맘이 맞으니 별다른 부담 없이 주변을 함께 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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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터는 내게 있어서 휴식의 장소이다.

늘 찾아가도 정갈함이 나를 기분 좋게 해 주고

은은한 등불은 피곤에 찌든 나를 다숩게 녹여주곤 한다.

게다가 좋은 사람과 함께 오니 시간은 천방지축처럼

잘도 흐르고...

그렇게 수다를 떨었는데도 시간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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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오후~~!!

쨍한 햇살과 달리 몸은 아직 물기를 빼지 못한 솜뭉치가 되어

휴식을 요구하고 있다.

아들이 서울로 좋은 문화공연을 관람하러 갔으니 좀 쉬어야겠다.

내일은 시아버님의 제사가 있어 아침에 장을 보며 움직였더니

더 그런 것인가.

내일 올 손님들을 생각해서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겠다.

그래도 이렇게 옛터의 사진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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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장작 위에 어여쁜 초를 올려놓고

초를 밝히던 두 아저씨가 떠오른다.

장작에 불을 붙어야 하는데 더워서 대신 초를 밝히신다고 하셨다.

조금도 흩어짐이 없이 정갈한 옛터를 만남은

이렇듯 하나하나 세심하게 관리를 하시는 분들 덕분이리라.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다.

행복을 지어내시는 분들이시다.

그분들의 마음으로 나도 내 만남을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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