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9월을 기약하며...

-9월을 여는 행복한 속삭임

by 최명진



출근을 하다 말고 발걸음이 멈춰졌다.

내 의지가 아닌 멈추게 한 요인이 있었으니

바로 아파트 울타리의 나팔꽃과 닭의장풀이었다.

떠오르는 햇살에 반짝반짝 보석처럼 빛나는 그들.

절로 발걸음이 멈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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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화려한 꽃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가을 아침을 여는데는 다른 어느 꽃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고아한 자태이다.

고 녀석들을 담으려고 깨금발을 하기도 하고

커다란 몸을 한껏 웅크리기도 해본다.

귀한 몸들이니 내가 그들에게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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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색의 나팔꽃과는 달리

연보라의 나팔꽃은 참으로 수수하다.

갓 세면을 하고 나온 아가씨를 떠올리게 한다.

기본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도 자체로 빛나는 물광피부랄까.

자꾸 바라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9월의 모습이 이들 같지 않을까.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꾸 머물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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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아래로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자신의 존재도 알아달라고

한껏 얼굴을 내민 닭의장풀~~!!!

파란색 계통의 꽃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색은 참으로 청초하고 맑기만 하다.

몇 번을 담았는데도 아쉬워하는 그들을 위해 몇 번을 다시 담는다.

작지만 고고한 녀석은 쉽게 자신을 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니

웅크린 몸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들을 영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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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다'란 말을 떠오르는 또 다른 일인...

바로 넝쿨장미이다.

물론 장미는 사계절을 피는 꽃이긴 하지만

모두가 어우러져 피는 오뉴월과는 달라서 열심히 피워냈지만

전성기 때만큼의 미모를 자랑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철 없이 핀 그들이 마치 울 아들 인냥

발길을 뗄 수 없어 몇 컷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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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꺾어진 90이 넘도록 9월을 맞았다.

그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세월의 무게 덕분일까.

2년 후면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장애가 있는 나의 아들....

그 아들을 위한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있지 않은데

난 무엇을 어떻게 더 해야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영접하게 할까?

9월을 여는 화려한 아침의 이면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현실의 온도...

그래도 새롭게 시작하는 날 그들에게 나를 저당 잡히고 싶지는 않다.

파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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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월아 , 안녕~~!!

방가방가~~~!!!

해를 거듭해도 새로움은 늘 나를 설레게 하는구나.

사실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이지만 어쩌겠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행복을 낚는 어부가 되고파.

활어처럼 꿈틀거리는 내 9월의 첫날~~~

팔딱팔딱한 열정의 9월을 예약하고 싶당.

우리 잘 지내보자~~!!!!






****좋은 사진엔 고뇌가 따르는 법....

사진 담느라 주변의 모기들에게 생각지 못한 헌혈을 열심히 해줬다.

피 빨리는 것은 그렇다 치고 이 가려움은 9월의 선물로 가져가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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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1_105735.jpg 8월 마지막날 아파트 담장에서 얻은 에너지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