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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명진 Jun 11. 2023

내가 매 순간 풍경을 담는 이유

'좋은 일은 추억이 되고 나쁜 일은 경험이 된다'를 새기며...

보리수가 익어가고 있다
접시꽃이 여기저기서 나를 부르고 있다.




"난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다른 사람들이 '극성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내 아이에게 내가 없을 때 함께 한 추억으로라도

살아가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상담을  위해 만난 어머님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하셨던 말이다. 누구보다 그 어머님의 마음에

공감을 한다. 한 번도 에너지가 바닥이 난 적이

없는 것처럼 시간만 되면 아들과 전국을 떠도는

내 마음이 바로 그 마음이기 때문이다.



메꽃과 노란 낮달맞이꽃



장애가 있다는 것은 장애를 이유로 가장 기본적인

자유권부터 배제당하는 경우가 많다.

울 아들처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이동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갇혀 있거나, 맘먹고 나가도 사람들의 편견 된 시선과

불편해하는 마음들로 인해 가족들과 장애 당사자는

다양한 세상을 만나는데 주저하거나 멈추는 일이 많다.



원추천인국(루드베키아)와 벌



매번 비슷한 풍경이라도 하루하루 빛이 다르고

날씨나 기분에 따라 풍경은 전혀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그 매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나는

시간시간 발품 팔기를 멈추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멈추지 않는 곳에서 자주 멈추며

쪼그리고 앉아 풍경을 담거나 낮달 같은 존재들을

내 의식 안으로 초대하곤 한다.

동시대를 살면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나의

애정이다.





기온이 높아지니 녹음의 자연풍이 그리운 날들이다.

에어컨, 선풍기 바람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그 도움은 최소화하고 자연풍을 즐기고자 한다.

초록이 주는 위안과 힐링을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

이어지는 일정과 상담을 하면서 번아웃 될 것 같은

내 심신에 이렇게라도 충전을 할 수 있음이 또한

나의 에너지원이자 행복이다.






"#좋은_일은_추억이_되고_나쁜_일은_경험이_된다."


우연히 보게 된 TV에서  낚은 말씀이다.

경남 산청  수선사  여경스님의 이야기를 듣다가

만난  아주 귀한 말씀이다.

어머님들과 상담을 하면서 이 말씀을 여러 번

나눠드렸다. 자녀와 추억으로 공유할 좋은 일을

많이 만들고, 나쁜 경험들을 다시 추억으로

만들어 보자고...

나쁜 일은 나쁜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다시 좋은 추억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고... 혼자가 어려우면 함께 손잡고 해 보자고...




개망초



소리 내어 펑펑 우는 것보다 더 애잔한 눈물은

소리 없이 주르르 흐르는 눈물을 훔치는 것이다.

소통의 창구가 단절되고 소리를 내고자 하는데

들어줄 대상이 없고,  어디에다 소리를 내야 할지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미약하나마 대나무숲과 같은

작은 역할이라도 해보자 다짐하는 이즈음.

나 역시도 수많은 경험을 추억으로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어디에서 추억을 낚아볼까나~~~~!!!



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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