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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명진 Jul 08. 2023

영화 [말아톤] 이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했나?

장애인의 현실을 돌아본다

내 아들과의 삶이 오버랩 되는 장면들이 많다




밤새 TV가 켜져 있었나 보다.

우연히 눈을 떴다가 보게 된 영화 [말아톤]~~!!

휴일 이른 아침이니 제대로 볼 수 있겠다 싶어 시청.

2005년 아들이 이용하는 복지관 엄마들과 함께

보았던 영화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 몸매는 끝내줘요."

가 유행이 되었고 초원이의 어투에 웃음을 쏟아내는

사람들 틈에서 소나기처럼 눈물 콧물을 쏟아냈었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 나는 현실과의 비교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반추되는 아들의 성장기.

처음 이 영화를 볼 때 나의 아들은 일곱 살이었고,

순간 이동을 수시로 하는 통에 난 늘 아들을 찾아

헤매는 상황이었다.

저런 애를 왜 데리고 나왔냐고... 자식 교육을 왜

이따위로 시켰냐고... 왜 특수학교, 시설에 보내지

않느냐고... 수많은 말을 들으며 오늘에 이르렀구나.

처음은 영화를 통해 아들의 성인기를 상상하며 보았고,

지금은 성장한 아들의 현실을 보며 깊은숨을 쉰다.




5살 지능이라는 말때문에 발달장애인들은 연령에 맞는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때론 장애인을 차별과 배제하는 의미로 쓰일 수 있음을...


며칠 사이 당사자 교육과 도전적 행동에 대한 인터뷰,

인권지원단 회의, 상담을 하면서 엄청 많은 말들을

쏟아냈었다.  말을 쏟아냈다기보다는 현실에 대한

분노와 불평등에 대해 쏟아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들의 변화와 발전이 느리다고는 하지만

정작 사회의 변화는 더욱 더딘 느낌이다.

영화가 나올 땐 없었던 법과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창과 방패(矛盾)처럼 분리와 배제가

당연한 듯 이뤄지고 있다.




힘이 되는 영화가 아니라 온전히 가족챽임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배제의 상황을 확인한다.

여전히 초원이와 같은 발달장애인들은 존재하고

그 가족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장면장면들이 있다.

누군가가 바뀌어야만 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우리들이 바뀌어야 함도 인정한다.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그것은 또 다른 시작에 불과하다.




아들이 애정하던 캠프. 연령 때문에 이젠 참여할 수 없다.아들은 여전히 캠프 추억을 사탕처럼 꺼내교 있다.




금요일 밤엔 아들과 거센 비를 뚫고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영화를 함께 관람했다.

이 영화 한 편을 같이 보기 위해 시도했던 수많은 시간들.

누군가는 극성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대단하다 했다.

초원이 엄마처럼 아들이 뭐라도 즐길 수 있길 바랐고

그를 위해 다양한 경험제공은 필수였다.

경험제공 이전에 아들에게 정보제공은 필수~~!!!

여전히 나는 아들과 실행 중이다.

인권적으로 하고자 하나 쉽지는 않다.



영화관람 후 아들과 맘스터치에 갔다


찔끔 눈물이 났다.

그 와중에 여전히 비어있는 통합과 더불어 함께에 대한

현실적 고민과 방법은 진행 중...!!!

왜 이모양이냐고 비난만 하지 말아라.

어떻게든 변화하길 시도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비록 미약한 힘이어서 변화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하여도 예전과 그대로는 아님을...

어제 인권지원단 갔다가 쏟아낸 내 말을 듣고

열띤 강연을 들은 것 같다는 분들이 생각난다.

나는 아직 36ㆍ5도의 열정의 소유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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