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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명진 Jul 23. 2023

입을 닫고 귀와 눈을 열다

두 편의 영화가 주는 여운을 사랑한다


늘 오는 주말과 휴일인데 내겐 예전 같지 않다.

맘껏 돌아다니기에 제약이 생긴 후부터는

나른해진 느낌이랄까.

참으로 다행인 것은 그 시간을 즐길 '영화'라는 것이

있어 그 시간을 나름 의미롭게 보낼 수 있다는 것.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니 가능한 방법에서

즐기는 것이 내 삶의 방식이다.





#민주노총대전본부의 #독립영화와_한여름_소풍

덕분에 제한된 내 활동영역이 의미롭게 보완되고 있다.

이번엔 맘먹고 [ #더_썬]과 [ #엔니오_더마에스트로]를

연속해서 보았다.

토요일 오후가 내겐 너무도 소중해졌다.

각기 다른 두 편의 영화가 어쩜 이렇게도 절묘하게

잘 어우러지는지... 눈물이 날 뻔했다.


이 영화의 음악은 한스짐머가 맡았다.이어지는 엔니오에서 한스 짐머가 여러번 나온다. 묘한 어우러짐이 더욱 몰입감을 주었다.


휴잭맨이 출연한다니 더욱 믿음이 가는...

오래전 두 아들과 보았던 [리얼 스틸]이 연상되었지.

부모 자격증이 있다면 나는 가능할까?

사랑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들엔 무엇이 있을까?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길 바라지만 쉽지 않다.

모두 각자의 인생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누군가는 아파할 수 있다.

이혼가정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한 어머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의 사춘기보다 나의 갱년기가 더욱 세고 힘들다."

경중을 가릴 수 없지만 서로의 아픔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리라 생각한다.

비운의 결과 뒤에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하기에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소통하고 함께 해야 함을...



이어지는 영화 [엔니오 ㅡ더 마에스트로]는  

물 먹은 솜처럼 묵근해진 마음에 햇살처럼 다가왔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잊은 채 온전히 집중~!!!

십 편의 영화를 시공을 뛰어넘어 음악으로 만났다.

엔니오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영화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 영화음악의 존재감을 충분히 경험한

시간이었다. 너무도 익숙해 당연하다 느꼈던 것들이

저절로 온 것이 아님을 확인하는 순간의 전율과 감동.

참으로 감사한 시간이었다.


살아있는 사람은 기쁘든 슬프든 그 삶을 살아가야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호주에 있는 아들이 떠올랐다.

아들과 함께 보았다면 종일을 수다 떨며 즐겼을 영화들.

낮에 들어갔던 영화관이었는데 밤이 되었고

그 사이 비가 더 왔는지 바닥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톡을 보냈다.

기회가 된다면 아들도 이 영화를 보았으면 좋겠다는...

그리고 그 감흥을 나누고 싶다고.

오케이를 답하는 아들의 그 답 하나로 웃음이 났다.


입을 닫고 귀와 눈을 열어 행복했던 날이었다.

이런 소중한 시간을 간간히 내게 선물하자~♡♡


한 두방울 떨이지는 비는 그냥 맞았다.  그래도 좋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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