忙中閑(망중한)
망중한~~
내가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이다.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면서 흔히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언제 그렇게 사진 찍을 시간이 있어?
언제 그렇게 책을 읽어?
언제 그렇게 글을 써?"
라는 말이다.
쪽시간을 찾아라...
아무리 바빠도 숨은 쉴 시간은 있다.
아무리 바빠도 분명 쪽시간은 존재한다.
교육일정이 있어도 쉬는 시간이 있고
자녀의 치료실을 쫓아다녀도 오가는 시간과 치료시간이 있다.
난 그 일정을 철저히 즐기는 방법을 선택했다.
쪽시간이 더 맛있다.
발달장애 아들과 살면서 무언가 나만의 온전한 시간을 갖기는 사실 힘들다.
샴 쌍둥이도 아닌데 샴 쌍둥이처럼 내내 붙어있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난 내 숨 쉴 곳을 찾곤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이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는 것이다.
아들은 꽃을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 나는 아들과 꽃을 찾고 함께 돌아다니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산만한 아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땐 잠시 멈추고 즐길 줄 안다.
비록 그 시간이 아주 짧은 순간이라 해도...
쪽시간을 즐겨라
장애가 있는 자녀와 시간을 즐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이든 반드시 그 틈과 기회는 있다.
사랑의 감수성으로 그 시간을 찾으면 된다.
분명한 것은 엄마가 건강하지 않으면 내 아이도 건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엄마의 밝은 얼굴이 아이에겐 거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시간을 옆에서 같이 즐겨라.
어느 순간 아이는 자신의 일에, 엄마는 그 옆에서 또한 자신의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노래 하나를 들어도 함께 듣고 호흡하다 보면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 된다.
어느 순간 내게 취미가 생긴다
참으로 신기한 일은 아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던 일들이 내게 취미로 다가옴을
발견할 때다.
아들 때문에 꽃을 보기 시작했고 꽃 이름을 검색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꽃순이가 되는 것이다.
아들의 관심사에 엄마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 아들은 엄마와 더 많은 소통을 하고자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
나의 꽃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꽃사랑은 꽃을 찾으러 다니는 행동뿐 아니라 주변의 작은 꽃들도 유심히 보는
감수성을 키워줬다.
그 사이 나는 '아들 덕분에'란 말을 쓰기 시작했다.
망중한을 즐겨라
망중한을 즐기자.
내 스스로에게 늘 거는 마법의 주문이다.
현실을 부정하는 순간 모든 것들은 그저 거추장스럽거나 부담이 된다.
그러나 현실을 그대로 인식하면
문제도 보이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보이고, 하고픈 일도 생긴다.
욕구의 인간이 필요한 이유이다.
오늘도 나는 빡빡한 교육일정을 소화해내야 한다.
그 순간 자체도 즐기려고 한다.
즐김 속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지식은 또 나의 자산이 될 테니까.
오늘도 즐겁게~~~!!!
다시 올 수 없는 오늘이라면 즐기자.
망중한의 작은 틈새를 이용하자.
내게 주어진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자.
내게 주어진 오늘의 틈을 즐기는 시간으로 만들자.
오늘도 파이팅이다.~!!!
***위에 올린 사진은 친정집에 갔을 때 망중한의 시간을 이용해 담은 사랑스러운 것들이다.
그들을 바라볼 수 있음이 또한 내겐 행복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