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구시렁~~~'
성현이가 구시렁거리며 일기를 쓴다.
분명 꿍꿍이 속이 있다.
나는 알고 있지롱~~~~!
며칠 전이었다.
두 아들들은 일기와 숙제를 하고 있었고 나는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성현이가 갑자기 바빠졌다. 숙제해라, 일기 써라 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던 아들이 뭐라 하지 않았는데 숙제를 하고 일기를 쓴다.
마치 나 보라는 듯이...
"엄마, 사랑해요. 성현이 일기 써요..."
하면서...
그 뒷말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나도 그냥 추임새처럼
"응, 엄마도 성현이 사랑해. 알랴뷰~~!"
하며 대꾸를 해주었다.
시간은 제법 흘러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일기를 다 쓴 성현이가 타이머를 들고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애써 모른 척하며 계속 컴퓨터를 했다.
아들은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내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곤
"엄마는 컴퓨터를 해요."
한다.
"맞아, 엄마는 컴퓨터를 하고 있지. 너는?"
하고 물으니 기다리기나한 듯 타이머를 높이 쳐들며
"엄마, 성현이 컴퓨터 10분만 해요."
한다.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 이젠 잘 시간이야. 그리고 엄마가 네 할 일
하라고 할 때 하지 않았잖아. 시간이 늦었어."
하니
"일기 다 썼어요. 컴퓨터 10분 해요..."
한다.
난 무심한 척 계속 컴퓨터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들은 잘 생각은 하지 않고 계속 타이머를 들고 서 있었다.
내게 컴퓨터를 하겠다고 징징거리며 조르지도 않고, 단지 자신이
엄마 옆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음을 상기시키듯이 타이머를 간간이
내 앞에서 흔들었다.
무심한 엄마가 되기로 했다. 얼마나 버틸까?
20여분이 지났는데도 아들은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성현아, 가서 자야지..."
"엄마, 성현이 컴퓨터 10분 해야 해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여시 떠는 미소를 지으며 애원을 한다.
어쩌리....
"엄마, 컴퓨터 10분만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렁찬 소리와 함께 아들은 게임을 시작~~!
무심한 시간은 금방 흘러 시간이 다 되었음을 얘기하자 아들은 미련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컴퓨터를 껐다.
"엄마, 고맙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일사천리로 인사를 하곤 바로 방으로 직행~!
나도 아들에게 인사를 하고 정리를 하는데...
들어간 지 5분도 되지 않아 새근새근 소리가 난다...
(평소엔 잠이 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세상에나~ 컴퓨터가 그리도 하고 싶었을까?
많이 컸다. 엄마를 끌어 내리지도 징징거리지도 않으며 기다리다니...
울 아들, 역시 의지의 한국인인걸...
새근거리며 자는 아들이 예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쪽 뽀뽀를
해주니 이불을 끌어당겨 잠을 청한다...
그래, 그렇게 조금씩 발전을 하고 있구나... 정말 감사할 일이지.
다른 것들도 그렇게 서서히 익혀가자~!
의지의 한국인, 김성현~! 그렇게.....!!!
2008-12-10
***아들의 성장을 가만 돌아본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꾸준히 노력해서 하나 둘 습득한 것들이다.
등교한 아들을 뒤로 하고 글을 다시 뒤적이다보니
뭉클하다.
오늘도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