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책을 읽으며

-함께 할 수 있음이 좋다.

by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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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에 혼이 빠진 듯 살면서도 아이와 함께 하는 일 중의 하나가 독서이다.

거창한 독서가 아니라 혼자서는 지속력이 없는 성현이와 함께 하는 독서~!

그러기에 나는 어쩌면 어린 시절, 책을 보고파도 볼 수 없었던 그 갈증을

어른이 된 지금에야 아들을 통해서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그런 부분에서 두 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사실 우리 어렸을 땐 책을 보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학교 도서실이 전부였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도 왜 그 도서관은 나에게 딱 당겨오지 않았는지...

언니가 빌려온 책에 꽁지 붙어 겨우 읽는 소심한 나였다.

그러니 책이 범람하는 요즈음은 격세지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홍수 속에서 어떤 책을 읽을지를 궁리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


요즈음 학교 도서실에 제법 많은 책들이 들어왔다.

어찌나 신나는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새책을 접한다는 것은 묘한 설렘이 동반한다.

학교 도서실과 한밭도서관은 참새네 방앗간이 된 지 오래다.

그 습관이 싫지 않은 것은 어린 시절 충족시키지 못했던 욕구를

지금이나마충족시킬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서 선생님께서도 새책이 들어왔으니

맘껏 빌려가라고 말씀해주신다.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물론 읽어야 한다는 숙제가 기다리기는 하지만...


매일매일을 책을 읽고 독후감상문을 쓰는 두 아들~!

그 아들 틈에서 나도 아이들의 책을 함께 읽는다.

어쩜~~ 요즘 책들 은색감도 좋고 질도 어찌나 좋은지...

문득 아이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글만 빼곡한 책을 읽기엔 아직

나의 정신이 덜 성장한 것일까?

아이들의 적당한 그림과, 내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그림이 있는

책을 만나면 하루 종일 가슴이 쿵쾅거리는 느낌이라니...

아직도 이런 감성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나의 넘치는 감성에

감사를 해야 할까 보다.


때론 어른으로서 제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가도 이런 시간도 필요함을 스스로 인정하곤 한다.

왜? 나는 나니까.... 몇 번을 보아도 끌리는 책이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이 그 책 중의 하나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보면 작가 특유의 그림과 내용이 끄는 매력이 있다.

[돼지책]은 성현이가 유난히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중 나는 글방님의 '맑음이 인형'글을 읽은 까닭인지

[겁쟁이 빌리] 에나 오는 '걱정 인형'이 마음에 남았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좋아도 하지만 겁쟁이 빌리가 어떻게

탈피를 하는지 아들에게 보여주고픈 마음도 있었다.


모든 것이 다 걱정거리인 빌리에게 할머니는 '걱정 인형'을주셨다.

"이 애들은 걱정 인형이란다. 잠들기 전, 이 인형들에게 너의 걱정을

한 가지씩 이야기하고 베개 밑에 넣어두렴. 네가 자는 동안

이 인형들이 대신 걱정을 해 줄 거야."

할머니의 말씀 덕분에 빌리는 걱정에서 헤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걱정인형이 자신의 걱정 때문에 걱정하는 것이 걱정된

빌리는 걱정 인형들에게 또 다른 걱정 인형을 만들어 주게 된다.ㅎㅎㅎ


역시~! 걱정 인형이 괜찮다 싶으면서도 어른이 된 나는

그 걱정 인형을 만드느라 시간이 너무 소모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나도 어쩔 수 없는 어른인가 보다...

그래도 혼자서 끙끙거리며 걱정을 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서 아들에게 권해본 책이다.

책이 주는 또 다른 멋진 경험과 문제 해결 방법을 만날 수 있으니까....


큰아들은 걱정이 있을 때마다 또 다른 자신의 분신인 사스케나

뇌에게 독백 형식의 글을 쓰곤 한다. 걱정이 있을 때 혼자서 끙끙 앓는

것보다 분명 나은 방법이란 생각을 한다.

아직 책의 내용을 이해하여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현이지만

이렇게 많은 책들을 접하면서 언어 든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길,

상호작용하는 방법 등을 그렇게 습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더구나 독서기록 방법이 여러 가지 여서 성현이가 좋아하는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내 어찌 게을리할까?

아들이 그려낸 '패트와 매트', 그 외의 책의 인물들이 마음에 든다.

어떻게든 아들을 표현의 세계로 이끌고 싶은 마음~!

오늘도 그 마음으로 두 아들과 독서의 세계로 떠날 것이다....




2009. 7. 2





****돌이켜 생각해보니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이젠 아들들과 책을 함께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적어졌다.

아들이 큰 것도 있지만 내 일에 쫓겨 차선으로 밀려난 것이 아닌지...

그럼에도 책을 늘 끼고 사는 아들을 보며 감사하다.

작은 취미를 나눌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