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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이주 준비_월세 or 전세

by 삽질

내년에 제주도로 이주하기 위해 이제는 조금씩 현실적인 준비를 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당장 어디에 살지 정하지도 못했지만 먼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어떻게 처분하는 게 좋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선택지는 세 가지입니다. 월세를 주거나 전세를 주거나 아니면 아예 매매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마지막 선택지는 유효하지 않습니다. 제주도에 내려가서 살다가 정말 마음에 든다면 현재 집을 매매할 생각이니까요. 그러면 월세나 전세 중 어떤 게 더 나은 선택일까요?


월세는 현금흐름을 만들어줘 생활비가 마르지 않게 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당장 내년에 아내는 휴직하고 저는 직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 저희의 수입은 말 그대로 제로가 됩니다. 제가 실업급여를 신청할 예정이니 몇 달 정도는 돈을 받을 수 있으나 생활비로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요. 하지만 월세를 받는다면 세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충분한 금액이 만들어집니다. 제가 직업을 구하는 동안 안정적으로 제주도 정착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전세를 받을 생각입니다. 약간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금리도 낮은데 굳이 전세금으로 이자 받는 것보다 월세가 훨씬 나은 것 같으니까요. 만약에 저희 가족이 2년 동안 제주도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편하게 요양하며 지낸다면 월세가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단순히 섬살이 체험을 하러 제주도에 가는 게 아닙니다. 나름의 목적과 의지가 있기 때문에 가는 것이죠.


궁극적으로 저희 부부는 금융 소득으로 최소한의 생활비를 만들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경제적 자유입니다. 적어도 한 달에 300만 원 정도는 투자금에서 빼서 써도 투자 원금이 훼손되지 않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체적으로 투자금이 대략 10억 정도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한 달에 300만 원 정도 보장되고 나머지 금액은 저희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충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건 저희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전부 벌 수 있을 만큼 돈을 잘 버는 것이겠죠. 그러면 10억의 투자금을 건드리지 않고 계속 운용할 수 있으니까요.


투자에서 성패를 내는 세 가지 조건은 투자금, 투자 수익률, 투자 기간입니다. 각각의 변수 값이 커질수록 최종 수익금도 커집니다. 현실적으로 여기서 제가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투자금과 투자 기간입니다. 즉 많은 돈을 빨리 투자할수록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요. 물론 투자의 신들은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겠지만 저는 재능도 없고 잘할 자신도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으로 7% 정도의 수익률을 올릴 순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수익률 7% 면 투자 원금이 10년마다 2배가 됩니다. 1억 원을 투자해 매년 7%의 수익을 낸다면 10년 뒤엔 2억이 된다는 소리입니다. 길게 잡아 10년 안에는 금융자산 10억을 만들길 소망합니다.


제가 전세금을 받으려는 이유는 투자금과 투자 기간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큰돈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투자해야 더 큰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물론 당장 집을 팔고 투자를 한다면 훨씬 낫겠지만 위험을 분산하고자 합니다. 전세금으로 목돈을 투자하면서 집도 소유할 수 있으니 분산투자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전세금으로 불필요한 대출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매달 빠져나가는 비용도 줄일 수 있고요. 물론 2년 동안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지만 그래도 목돈을 굴려볼 수 있다는 경험도 중요하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최대한 안전하게 운용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월세가 아닌 전세를 선택한 건 심리적인 전략도 있습니다. 월세는 계속 나오는 돈이기 때문에 쉽게 쓸 수 있습니다. 저축이 아닌 소비성 자금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돈이 계속 안정적으로 나온다는 편안함 때문에 제가 일을 덜 열심히 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하고요. 월세가 없다면 줄어드는 돈을 보면서 저는 더 적극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심리적 채찍질이라고 할까요? 인간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현실을 보는 법이잖아요. 월세보다는 전세가 여러모로 제게는 유리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내년에 목돈을 굴려야 하는 데 이럴게 큰 금액은 운용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살짝 겁도 나지만 기대도 됩니다. 내년이 되기 전에 공부를 좀 더 해서 잘 굴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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