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음이 하는 일

by 삽질

제주도 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지금 사는 집 월세 계약도 됐고 제주도에서 살 집 연세 계약도 드디어 끝냈습니다. 이삿짐센터 예약도 했으니 이제 제주도 가는 배편만 예약하면 모든 게 끝이 납니다. 해야 할 일들이 하나씩 정리되니 불편하고 불안했던 마음도 정리가 됐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산다는 설렘이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제주도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온전히 느끼면서 살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결정은 가치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 많은 오름과 넓은 바닷가를 아이와 함께 다닐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뜁니다. 마음이 참 요란하네요.


뉴질랜드에 살 때 긴장을 참 많이 했습니다. 어딜 가나 영어를 써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고, 빨리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조급함도 있었습니다. 그릇에 맞지 않게 더 잘하려는 욕심 때문에 빨리 지치기도 했습니다. 몸이 긴장을 하니 마음에는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그 아름다운 뉴질랜드가 눈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뉴질랜드를 떠나기로 결정한 뒤, 남섬을 4주 동안 여행하면서 마침내 뉴질랜드가 눈에 담기더군요. 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보이는 것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부정적인 마음은 쉽게 우리를 잠식시킵니다. 부정적인 마음에 잠식당하면 생각의 깊이는 얕아지고 시야는 좁아집니다. 부정적인 마음과 생각은 연쇄적으로 또 다른 부정을 몰고 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걸, 그리고 그 좁아진 세계에서 나오면 훨씬 아름답고 넓은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압니다. 제주도에서 살다 보면 순간순간 어두워지는 순간도 오겠지요. 하지만 모든 게 마음이 하는 일이라는 걸 알아채면,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뉴질랜드에서 했던 똑같은 실수를 제주도에서 하고 싶지 않습니다. 굳이 조급하지 않아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다 보면 분명 길이 보이고 실마리가 풀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든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불안한 마음 때문에 제가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일상을 망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주도에 있는 동안 온전히 제주도를 느끼고 즐기고 싶습니다. 제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결국엔 마음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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