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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udi Dec 02. 2019

100일 글쓰기 마라톤 -12-

안희정 유죄

  9월 10일 이후에 써두고 업로드 하지 않았던 글들을 차례대로 업로드 할 예정이다.


"그녀에게 혼자 나설 용기는 없었다. 하지만 함께 외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건 그녀를 위한 외침이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 <27-10> 중

  작년 여름, 안희정 전 도지사의 성폭력 혐의에 대해 사법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그래서 '그녀'와 나는 한 자리에 있었다. 안희정은 유죄다, 사법부도 유죄다. 손피켓을 들고 역사박물관 앞에서. 최영미 시인이 마야 안젤루의 시를 암송하는 것을 함께 들었을 것이다. 권김현영이 경찰에게 더 넓은 자리를 요구하고 결국 펜스를 더 넓게 옮길 때 나처럼 울컥했을지도 모른다.

  나와 '그녀'는 모르는 사이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거기 있었음을 알고 나는 '그녀'가 거기 있었음을 안다.

오늘, 안희정의 3년 6개월 구형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었다. 유죄.

오늘, 나는 몇 번이나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트라우마가 몰려와 괴로웠다. 내가 겪은 일들을 세상 사람 전부가 알지 않아서 억울하고 답답해 펑펑 울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안희정이 한 일을 안다. 안희정은 유죄다. 김지은씨가 일상으로 돌아갈 첫번째 단계가 완수되었다. 그러니까 나도, 그리고 '그녀'도. '그녀'가 나와 같은 뉴스를 보았음을 안다. '그녀'도 내가 같은 뉴스를 봤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안다. 더 말 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가 안다. 안희정이 유죄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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