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달러를 쫓는 자들
대형 스크린에 ‘DIGITAL DOLLAR – PHASE 2’라는 글자가 떠 있었다.
회의를 주재한 연준 부의장이 말했다.
“이건 단순한 기술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달러 체제의 미래입니다.”
수석 개발자가 손을 들었다.
“중요한 건 속도와 보안입니다. 민간 스테이블코인보다 더 빠르고, 더 안전해야 합니다.”
부의장이 단호하게 끊었다.
“아니, 중요한 건 통제입니다.
누가 거래를 볼 수 있고, 누가 계좌를 열 수 있는지—그 권한이 국가에 있어야 합니다.”
CEO가 슬라이드를 넘겼다.
“CBDC가 나와도, 우리는 더 편리하고 덜 까다로울 겁니다.
은행 계좌 없이도 1달러를 쓸 수 있다는 건 여전히 매력적이죠.”
법률 고문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지금까지의 규제가 느슨했을 때 얘기입니다.
UST 붕괴 이후, 발행 조건은 은행 수준으로 강화될 겁니다.”
COO가 웃음을 지었다.
“좋아요. 그러면 우린 ‘은행’처럼 행동하면 됩니다.
차이점은— 우린 글로벌하고, 24시간 열려있죠.”
연준의 CBDC 총괄이 말했다.
“문제는 이용자 경험입니다. 민간 코인들은 이미 크립토 월렛, 거래소, 메신저 결제까지 전부 연동해놨습니다.”
부의장이 짧게 대답했다.
“그걸 따라하면 됩니다. 대신, 모든 거래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이사회 말미, CEO가 테이블에 손을 얹었다.
“CBDC가 성공하면, 우리 시장은 반토막 납니다.
하지만… 그 성공엔 최소 5년이 걸릴 겁니다.
그동안 우린, 그들의 ‘미래’를 지금 팔 겁니다.”
나는 이 두 회의의 내용을 서로 다른 소스로 전해 들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국가와 민간의 전쟁은 기술이 아니라 시간의 싸움이다.
다음 화 예고 – 7화. “페이팔과 코인베이스의 반격”
거대 민간 기업들이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들고 전면전에 나선다.
전쟁터는 이제 금융가뿐만 아니라, 우리의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