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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vere Oct 26. 2020

몸이 느끼다

요가를 느끼다

허벅지에 근육이 생긴다는 느낌이 들 때 또는 팔과 어깨 상체가 뻐근하고 묵직하기보다 뭔가 받쳐준다는 느낌이 든다 싶을 때 인바디 측정으로 확인해보면 정확히 근육량의 증가를 확인한다. 음식의 섭취량이 늘어났는데 체중은 오차범위 2킬로 내로 유지되는 것은 기초대사량의 증가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이다.


너무 세심하게 몸을 관리할 필욘 없지만 그래도 과학적 근거자료의 활용법이 수월한데 굳이 활용 안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요가를 시작한 지 2년 반이 좀 넘었는데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통증의 대한 마음의 혼란이 수차례 왔다 갔다 한 후 몸에 이어 마음도 안정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올해는 거의 매일 아침저녁으로 정해진 시간만큼 꾸준히 수련하였다. 꾸준히 한다는 것이 비결인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몸에서 느껴지고 인지하는 데엔 시간이 걸린다. 섣부르지만 찬바람 부는 가을의 한가운데서 아직 춥지가 않고 몸이 버텨준다는 느낌이다.


처음에 요가를 배울 때 선생님을 잘 만난 덕분에 초창기 배운 아사나를 바탕으로 한 응용동작도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단련이 된 건지 아님 요령이 붙어 동작이 되는 것인지는 의아스럽지만 이제 굳이 확인하려 애쓰지 않는 여유가 생긴다. 어쨌든 요가의 동작을 반복 또 반복하다 보면 몸의 적응이 마음에서 알아진다.


단계는 이렇다. 요가를 시작할 무렵 근육량은 거의 없었고 어깨의 통증으로 마음이 지쳐있었다. 체중조절을 선행하고 식단을 조절하였다. 급격히 살이 빠지면서 첫해는 요가의 재미가 급속도로 붙는 한 해였다. 그러나 겨울을 지나면서 면역이 감소되었고 원인모를 정체가 시작되었다.


2년 차 동작이 늘지 않고 마음이 소모되고 동절기의 통증이 완화되지 않았다. 몸과 마음의 상처 티를 너무 냈고 타인의 감정에 상처를 준 것도 분명히 없지 않아 있었을 것이며, 그와 동시에 감사한 마음도 전달하고 또 전달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몸의 상승에 얽매이지 않고 뭔가 잊기 위해 꾸준히 요가에 매진했다.


3년 차 들어서 별반 다를 것 없는 재미없음과 지루함에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요가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요가의 정서적 위안도 있었지만 몸이 갇혀있을 때 내가 할 줄 아는 게 요가밖에 없다는 것! 그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시간과 동작을 늘려가며 수련한 계기가 아이러니하게도 몸과 마음이 갇혀있었기 때문이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니 몸이 약간 다름을 느낀다. 몸인지 마음인지 헷갈리지만 몸의 통증은 자극으로 지워지고 마음의 통증은 명상으로 지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한 단계다. 아마 내가 알지 못하는 다음의 단계에 들어서는 것 같다. 드디어 혼란에서 안정으로 가는 단계일까?


참 삶은 오묘하면서도 희한하다. 애당초 몸이 건강했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통증으로 인해 요가를 만났고 완치의 쫒으면서 밖에서 헤매다 요가를 통해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최고가 아닌 최적의 상태에 오래 머물 수 있는 현명함을 깨달았고, 잠시나마 같이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발견했다.


돌이켜보면 성취감과 동시에 마음의 소모도 있었지만 가리킴과 배움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본분에서 삶을 충실하게 보냈다는 것에 가치를 두려 한다. 무언가 열심히 했다는 것은 서로가 자신에게 느끼는 가식이 없는 감정이며 타인의 개입이 없는 자신만의 소중한 추억이다.


요가 매트를 보면 마음이 설렌다. 설렘이 있다는 것은 위로이자 행복일 것이다. 이 어두운 땅에서 유일하게 수확한 나의 요가, 올 겨울은 예년 겨울과 또 다른 몸의 긍정적인 경험을 줄 겨울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2020년 가을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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