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Y OF AO MANAO
아침밥을 먹고 시도해 본 자전거 DEAL은 결렬. 아무리 종일 빌려도 그렇지, 자전거 한 대 당 하루 300밧(13,000원)은 너무 한 것 아니니? 숙소 오전 근무자 언니는 둘이 함께 타라고. 자전거를 둘이 함께 타라고? 언니도 보다시피, 함께 타기에는 우리 딸내미가 너무 커. 착한 언니는 아니라고, 아니라고. 아니긴. 우리 딸 다리 길이와 덩치를 봐. 너네 1.5배야. 일단 방으로 돌아와서 외출 준비를 하던 연짱이가 문득, 의문을 표하였다.
"엄마, 리셉션 언니가 말하는 바이크가 정말 자전거일까? 오토바이 말하는 거 아니야? 하노이에서 자전거 빌릴 때 생각해 봐. 더운 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BIKE는 자전거가 아니라 MOTOR BIKE일 확률이 커."
아! 그래서 그렇게 둘이 타라고 그랬나 보구나. 숙소에서 빌려주는 게 정말 오토바이라면, 어쨌든 2종 소형 면허가 없는 우리에게는 더더구나 해당 사항이 없다. 어쩔 수 없네.
"연짱아, 이 넓은(?) 쁘라쭈압에 자전거 빌려주는 데 없겠니. 너무 실망하지 말고 일단 토니 할아버지 댁부터 들르자."
토니의 집을 향해 걷는 내내, 무릎이 뻣뻣해질 만큼 나는 긴장하였다. '내 나이를 생각해 봐, 나는 여기서 죽을 거야,' 하셨던 토니여서, 이사 가셨을 리는 없을테지만, 주인이 바뀌었을까봐, 나는 매우 무서웠다. 노인들은 하룻 밤 새 안녕이라고 하였다. 그 말처럼 정말 그 2년 사이 나의 아빠는 죽었으니까.
"엄마, 저 비글 레오(LEO) 아니야? 머리카락 하얀 사람은 토니 할아버지 같은데."
마치 의도한 그림처럼 토니와 레오가 집 앞에 서 있었다. 건강하셨구나. 건강히 분주한 토니를 보니 마음이 뭉클하였다. 2년 새 쁘라쭈압은 여기저기 바뀌었고, 레오 역시 그 새 청소년 개에서 다 큰 개로 자란 . . . 것을 넘어서 비만견에 가까워져 있었다. 단 하나 바뀌지 않은 것은 여전히 누구의 말도 잘 안 듣는다는 것. 어려서 말 안 듣는 개는 커서도 안 듣는다. 사람이나 개나 개과천선은 쉽지 않은 것이다.
"토니, 잘 계셨죠?"
"잘 있었니? 보내준 메일 잘 읽었다. 언제 왔니?"
"어제 왔어요. 토니가 보고 싶어서 일부러 쁘라쭈압에 먼저 들렀어요."
"그래, 잘 왔어."
눈물이 흘렀다. 그런 나를 물끄러미 보던 토니는 너네 언제 가냐고. 저희 모레면 가요. 그래? 그럼 내일 저녁 함께 먹도록 하자. 면세점에서 산 홍삼청을 드리고, 내일 저녁 6시에 토니 집 앞에서 뵙기로 하였다.
토니가 일러주신 대로, 토니 집 근처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었다. 할머니는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셔서 번역기와 손짓, 발짓, 약간의 태국어를 동원하여 24시간 빌릴 수 있었다.
"마짝 티나이?"
"예?"
"마짝 티나이?"
"엄마, '마짝 티나이'가 무슨 뜻이었지?"
"가물가물하다. 기억이 날 듯 말 듯. 잠깐만 . . . "
"끼 몽?"
"예?"
"끼 몽?"
'마짝 티나이'는 'WHERE ARE YOU FROM?'이고, '끼 몽'은 'WHAT TIME?' 이 경우는 "WHEN?" 정도로 알아들으면 된다. 할머니께 '풍니 십썽 몽 킁(AT TWELVE AND A HALF TOMORROW)'이라고 말씀드렸다. 내일 12시 30분까지 반납하면 된다. 자전거를 내려주는 할머니와 연짱이가 함께 큰 소리로 "풍니 씹썽 몽 킁"을 외치고는 까르르, 웃었다. 굉장히 유쾌하였다.
"엄마, 자전거를 빌렸으니 신나게 아오 마나오를 돌아보자고!"
자전거를 좋아하는 아이는 정말 신났다. 카페 아마존을 지나 공군 기지로 들어갈 때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군인들이 아무 저항감 없이 들여보내주어서 내가 오히려 놀랐다.
모형 아닌 진짜 비행기.
공군 기지여서 활주로만 덜렁 있을 줄 알았는데, 매우 깔끔하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도로가 쭉 이어져 있어서 정말 의외였다.
아오 마나오 쪽 해변. 아오 마나오 쪽 바다는 볼품 없고 지저분하다고 들었는데, 어제 쁘라쭈압 만 해변의 썩은 뻘이 너무도 충격적이어서, 쁘라쭈압 만 해변이나 아오 마나오 만이나 내 눈에는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검문소 가까운 곳에 있는 해변이다. 이 쪽 해변은 모래가 깨끗하지 않다. 공군 기지 입구와 달리 안쪽은 들어가려면 검문소를 거쳐야 한다. 신분증이나 여권을 맡기라고 하지는 않지만, 여권을 보여줘야 하고, 여권을 보여주면 번호표를 준다. 받았던 번호표는 나갈 때 돌려주면 된다.
다시 아오 마나오 유원지. 이런 게 있었네.
아오 마나오 유원지에서 다시 공군 기지 입구로 나와, 한동안 열심히 자전거를 타다 뒤돌아보니, 당연히 있어야 할 도로시가 없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