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서

by 글셩글셩

장마의 끝, 여름밤

다닥다닥 붙은 집들 사이

고양이 한 마리 기분 좋은 듯 가르릉 거리고,

마루에 선풍기 한대 부우웅 돌아간다.


손자는 할머니 옆에서 소록소록 꿈속을 헤매고

푸짐한 저녁 한 상을 위해 분주했던 할머니는

노곤함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철없는 큰 딸은 할머니가 된 어머니를 한번 바라보고

어머니가 내려놓은 고단함을 또 한번 보고는

저릿한 가슴팍을 움켜잡고 속삭인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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