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첫사랑에게 쓰는 편지

by 글셩글셩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200115230511_2_filter.jpeg 그 시절 아름다웠던 청춘, 하지만 진솔함이 더 자연스러운 지금이 좋다



어릴 적에

버스 의자에 앉을 때면

바닥에 발이 닿는 어른이 부러웠어요

얼른 어엿한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맥없이

이리저리 방황도 하고

풀 죽어

어깨를 말며 살기도 했죠


엉망진창이라며 한탄하는데

그대가 눈앞에 나타났어요

소녀의 마음을 주었던 그대가 말이에요


그대로인 듯한 혹은 변한 듯한 그대는

모진 풍파를 맞으며 긴 세월을 타고 왔대요

가만있어 보자

세월이 아래로 지은 눈매가 무척 근사한데요


고단한 시간 힘겹게 뒤로 보내왔으면서

그대 말소리에서 좋은 멜로디가 들리고

그대 눈빛에서 깊은 배려가 보입니다

그대 몸짓에서 유쾌한 솔직함이 쏟아집니다


한동안 부끄러워 발끝만 봤어요

힘들다며 도망만 친 게 부끄러웠답니다

기운 내 보려구요

겨울바람에 더 단단해진 연못 얼음처럼


용기 내 보려구요

내게 준 그대의 격려를 부풀려

다시 그대에게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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