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늘에도 나의 하늘에도 같은 추억이 붉게 빛나고 있길
사랑하던 아이야 기억하니
고향집 마당 입구에
수많은 포도별이 하늘을 가리던 것을
향기로운 포도향이
우리의 얼굴에 묻어
서로 달콤했잖아
사랑하던 아이야 기억하니
고향 여름밤 마당에
장판 널찍이 깔고
선풍기 선 길게 빼내어 켜고
초록색 뱅글뱅글 모기향 피우고
꿀 같은 수박 와그작 깨물어 먹던 것을
사랑하던 아이야 기억하니
고향 냇가에서
물장구 치면 냇물이
꽃잎 날리듯 발아래에서
알알이 투명하게 흩날리던 것을
알알이 우리의 몸을 적셔
서로 순수했잖아
사랑하던 아이야 기억하니
고향 냇가 가로지르는 기찻길에
가위바위보 하면서
나무 한 칸 한 칸 건너던 것을
기찻길 위에서 퍼지던 햇살이
우리 마음을 밝혀
서로 행복했잖아
나는 지금 시간이 데려다준
이곳에서 그때를 그리워해
그때의 향기와 햇살과 풍경을
조금씩 뜯어먹으며
지금까지 자랐고 늙어 간단다
나에게 품은 향기 한 줌 떼어 날려 보낼게
너도 너의 시간이 이끈
그곳에서 그때를 생각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