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가 됨이 기쁨이기만 할까. 부디 갓 핀 꽃들이 모두 온전히 피었다 질 수 있기를
씨앗이 흙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녹인다
드디어 세상으로 새싹이 나온다
안녕? 세상에 나온 걸 환영해
땅 속보다는 햇빛도 밝고 공기도 좋지만
바람이 세차기도 하고 눈이 차갑기도 할 텐데
괜찮겠니?
자라다가 꺾일 수도 있고 밟힐 수도 있어
빗물이 달다가도 무거워질 수도 있어
심지어 따뜻한 햇살이 무섭게 변하기도 하지
정말 괜찮겠니?
새싹은 대답 없이 웃는다
그저 연둣빛 콩알 잎을 빼꼼 내밀며
맑은 몸에 햇빛을 받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