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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투안 Jan 31. 2022

한국어 교원자격증 및 학위를 취득하다_(스토리 1)


한국어 교원자격증을 따기로 결정한다



때는 2018년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알고 지내던 동생이 마침 관련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던 터라, 언어에 관심이 많던 나에게 추천을 해주었다. 


프랑스어도 배워서 가르치고 있는 상황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해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고, 

원격으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면 되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과 동시에 하는 것이 가능해보였다.


마침 세계에서 한국어에 대한 위상도 좋아지고 있었고, 한국어에 관심 있는 외국인을 많이 만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또 외국에 나가게 된다면 한국어 선생님으로 일과 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2019년 1학기에 나는 원격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강의는 VOD 영상 시청 형식으로, 녹화된 영상을 주어진 기간 내에 들으면 수료가 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보통의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대로 중간, 기말고사 시험이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나는 덜컥 겁이 났다.


"이러다가 수료도 못하고, 재수강하거나, 졸업하지 못하는 거 아니야?"


생각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로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생각보다 들어야 하는 학점의 양이 많았다. 총 내가 들었던 학점은 45학점으로 빡세게 들으면 3학기 정도를 듣고,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실습이라는 3학점에 해당하는 실습수업을 또 이수해야 했다. 


마지막 실습 과정은 국내 지정되어있는 대학교에서 1학기 동안 수업을 듣고 이수 조건에 해당하는 학점을 받아야 최종적으로 48학점을 취득하게 되고, 자격증 및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과정이었다. 



아래는 내가 수강했던 수업 과정 리스트다.



학기 중에는 수업 시청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제도 포함되어 있어서 매 학기마다 해당 과목 교수님들은 과제를 내주고, 점수를 체크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좋았던 점은 내가 원할 때, 학기가 끝난 뒤에는 휴학 개념으로 한 학기를 쉴 수 있었다. 

2020년 1학기에 원래대로라면 이어서 했어야 했는데 1학기를 쉬고 2학기에 재시작하였고, 동시에 실습 과정도 진행하였다. 

운이 좋았던 걸까?

코로나의 영향으로 대면 수업이 중단되고,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막상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다 보니, '대면으로 만나서 진행했으면 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도 생겼다. 


놀라웠던 것은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30명에 가까웠고, 20대부터 50대로 보이는 분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수강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그들로부터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실제 수업에서는 교수님 수업 영상을 듣기도 하고, 실시간 수업도 진행하고, 학생들 대상으로 직접 교안을 짜서 실제 강의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해보기도 하고, 여러 과정을 거쳐 한 학기를 마무리하였다. 


이 긴 여정을 거치며, 이제야 좀 자격증 및 학위 따는 과정이 이해가 된다.


그전에는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매번 서류를 제출하고, 등록하고 서류 작업을 할 때마다 헷갈렸다.


사실 나에게는 수업을 듣는 것보다 서류 하나하나 챙겨가며 제출 및 등록하는 작업이 더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자격증과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또 여러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그렇게 하여 2021년 가을, 나는 자격증과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 

한국어 교원 자격증 2급



물론 한국어가 모국어인 나는 외국인 대상으로 자격증 없이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프랑스어도 학위나 자격증 없이 강의를 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으니, 가르치는 데에 필수 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자격증이 있음으로 공식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좋은 대학교를 나오고, 자격증을 따는 이유는 남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자격증이나 학위 없이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인들 또한 많다. 모국어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조금 어려운 과정을 거쳐 그들과의 차별성을 두어 신뢰를 줄 수 있고, 후에 외국에서 거주 할 때, 한국어 교육 기관에서 강의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 것만으로 잘 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외국 생활이 꽤나 잘 맞는 나에게는 필요한 자격증인 것이다.


1) 프랑스어는 공대생이 뒤늦게 배워 강의를 하게 된 스토리와 다양한 경험이 내 강의를 뒷받침하는 요소라면 2) 한국어는 조금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학위와 자격증이 내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바탕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시간이 흘러 2022년 프랑스어인들 대상으로 프랑스어로 한국어를 설명하는 첫 한국어 강의를 시작하였다. (스토리 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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